김영배 고문의 '자네, 유럽 가봤나' <10> 노랑풍선 6박9일 가성비 높아

바티칸을 찾은 세계 각국 관광객들이 교황청 성베드로성당 앞 광장에 몰려 있다.

유럽인은 서두르지 않고 그늘진 표정이 없었다. 관광객은 피부가 탄다고 가렸지만 현지인들은 미세먼지를 아랑곳하지 않고 햇볕을 쬐며 식사를 했다. 명품점에서도 흥분하지 않았다. 남이 무엇을 하는지 신경을 쓰지 않는 표정이었다. '외국인에게 친절하라'고만 가르치는 우리와는 달랐다.

서민주택도 대리석으로 마감은 됐지만 내부는 옹색하고 검소하다. '아침에 배를 든든히 채워야 한다'는 한국의 식생활과는 정반대였다. 강우량이 적어 주식은 쌀이 아닌 빵이었다. 인간은 자연환경에 따라 살아가기 마련이고, 자연히 그에 따른 생활문화가 형성됐다. 그렇기에 문화를 두고 우열을 가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유럽이 수세기 동안 세계를 지배한 저력은 어디에 나온 것일까. 자연을 즐기고, 넓은 대륙을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사고의 유연성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창의력이 발달된 것이 그 원인이지 않을까.

비싼 물값, 불편한 화장실, 좁은 숙소, 살인같은 일정, 장거리 이동 등 생경한 타국문화 현장체험을 통해 역시 우리나라가 최고라는 생각이 절도 들기도 했다. '신토불이'는 영원불변이다.

불편하다고 해서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세상을 알지 못한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된다'는 말이다. 수백년전 어려운 교통환경에도 불구, 외국 문물을 배우고 돌아와 국가에 기여한 인재들이 많았다. 하물며 여행하는 것을 어렵다고만 할 수 있을까. 직접 보고 체험하지 않았다면 비너스상의 뒷모습이 졸작이란 걸 죽을 때까지 알 수 있었을까.

유럽에 가보지 않았다면 그들이 수세기 동안 세계를 지배한 원천적 힘을 느끼는 것은 불가능했다. 흙을 이용한 우리의 건축문화와 대리석 문화의 차이를 알게 됐다.

교황청 지하 정류장에서 관광객들이 연착된 투어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노랑풍선 서유럽 여행상품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주민과의 접촉이나 실생활상을 보고 느끼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특정 여행사 상품 하나를 찍었지만 소득이 더 많았다.

비용ㆍ여행일정ㆍ방문장소ㆍ세부 진행절차ㆍ인솔과 안내방법 등도 짜임새 있었다. 가성비가 높아 동행인들은 만족했다. 기간이 길고 방문국이 많으면 피곤하고, 너무 짧으면 부족하게 느낀다. 60대 이상이라면 유럽여행은 6박9일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유럽여행은 가능하면 나이가 젊을 때 가는 게 좋다. 우기인 겨울철, 폭염이 닥치는 여름철보다는 3∼5월, 9∼10월을 권한다.

국내 유명 서점 입구에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새겨져 있다. '사람이 여행을 만들고, 여행이 사람을 만든다'로 치환해 보면 어떨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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