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세계 경제상황이 꽁꽁 얼어붙은 빙하기로 접어들었다. 기업들은 인원 감축과 더불어 예산 삭감을 통한 자구노력으로 바쁘다. 예정된 사업 발주 가운데 상당수는 취소되거나 코로나19 상황을 보면서 발주하기로 결정되면서 연기되고 있다.

정보보안 업계 역시 이로 인한 찬바람을 온 몸으로 견디고 있는 중이다. 전문업체의 경우 예전이었다면 3월부터 각종 보안사업들이 발주되면서 보안업계가 활발하게 움직여야 할 때다. 올해의 온도는 사뭇 다르다. 많은 사업들이 취소나 연기되면서 일감이 적어진 상황이다.

보안컨설팅 사업은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아쉬움에 발을 동동구르던 예전과는 달리 자사 인력이 사업에 투입된 것만 해도 감지덕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 임홍철 정보안전부 전문위원
▲ 임홍철 정보안전부 전문위원

그러나 진짜 문제는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다. 사정상 연기됐던 각종 보안사업들이 무더기로 발주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더라도 법에서 정해진 보안사업을 수행해야 하는 기업과 기관은 막바지에 몰려 너도 나도 발주를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전까지는 나름 연간에 걸쳐 적절하게 분배돼 발주되던 사업들이 '감염병'이라는 돌발변수로 인해 특정 기간에 몰려 발주되는 상황을 맞게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그림이 펼쳐지게 된다.

하루가 멀다하고 발주되는 사업들로 업계에서 잘나가는 보안업체는 사업에 참여해달라는 발주자(갑)의 요청을 받느라 바쁘게 될 것이다. 보안업체 사업 담당자는 당연히 조건을 보고 사업성이 좋은 사업들만 골라서 참여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참여하겠다는 보안업체가 없는 발주업체의 담당자는 보안업체 영업대표를 붙잡고 제발 사업제안에 참여해 달라고 하소연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참여만 해주면 모든 편의를 제공해 주겠다는 당근을 제시하는 경우도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보안업체들이 밀려드는 사업을 처리하느라 바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얼핏 보면 을에게 너무도 좋은 사업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황은 을에게도 고통이다. 상반기 동안 발주 연기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메꾸기 위한 처절한 노력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손해를 메꾸는 일은 쉽지 않다. 전문분야라지만 사람을 쓰는 인건비 사업의 특성 때문이다. 결국 코로나19로 인해 발생된 천재지변은 갑과 을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감염병이라는 천재지변은 사회 각 분야에 상처를 남기고 있다. 보안업계에도 아픈 상처를 남기며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진정되어도 그 후유증은 아문 상처 속 깊이 남게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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