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존슨·김명남 옮김·김영사·344쪽·1만5800원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아마존닷컴에서 역주행한 베스트셀러 <감염 도시>

한국어판은 2008년 <바이러스 도시>, <감염지도>로 출간된 후 절판됐지만 이번에 제목을 달리해 재출간됐다.

<감염 도시>는 런던 브로드가를 콜레라가 휩쓸던 1854년, 당시의 지배적인 이론이었던 '독기론'에 맞서 콜레라가 수인성 전염병임을 밝혀낸 의사 존 스노, 그리고 그에게 결정적 도움을 준 교구 목사 헨리 화이트헤드를 주인공 삼아, 감염지도의 탄생, 그리고 이것이 도시의 공중위생 문제와 해법을 다각적으로 그려낸다.

저자 스티븐 존슨은 19세기 중반 거대 교역도시 런던을 철저히 무력화시킨 무시무시한 콜레라의 발생과 전염, 소멸경로를 빠짐없이 기록해 세계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감염지도'의 탄생과정을 치밀하게 복원하면서 오늘날 전지구적 난제로 떠오르고 있는 공중위생 문제를 파헤쳤다.

<감염 도시>는 콜레라균이 당시 세계 최대의 글로벌 도시였던 런던을 어떻게 엄습했고 이 과정이 어떻게 도시 공중보건 시스템의 대변혁으로까지 이어졌는지, 스릴러를 방불케 하는 날렵한 서술과 독창적 구성으로 살펴본 역사 다큐멘터리다.

저자는 '감염지도'를 실제로 만든 존 스노 박사와 그와 동네 이웃으로 유대를 맺은 헨리 화이트헤드 목사, 콜레라 발병이 더러운 물이 아니라 악취 탓이라는 '독기론'의 지지자들이었던 나이팅게일과 에드윈 채드윅 등 실존 인물들 간의 우애와 협력, 알력 관계, 당시의 과학 패러다임을 둘러싸고 존 스노와 의과학 전문가들 간에 형성된 대립 구도까지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의 거주민이 된 오늘날,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도시의 미래가 어떤 가능성들 앞에 열려 있는지 냉철히 내다볼 수 있는 지적 자극은 물론 읽는 재미까지 맛보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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