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온 국민이 불안감을 멈추지 못하는 시기에 갑작스러운 대설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소중한 생명을 잃는 현장을 뉴스로 접한 이들 가운데 안타까워하지 않은 자 누굴까. 현장을 수습하는 소방관으로서 그 마음은 더 절절하다.

요즘 같은 때 '제발 화재로 인한 대형 인명피해만큼은 없어야 할 텐데'라는 염원이 생긴다.

소방관으로 일하면서 대형 인명피해가 참으로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코로나 사태 역시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기상청은 일기예보 때마다 눈길 감속운전과 블랙아이스(도로결빙)를 조심하라고 강조해 왔다.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자가격리수칙과 마스크 착용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결국 차량 30여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기본 수칙을 어겨 3차 감염을 일으켰다.

소방 역시 피난·방화시설 폐쇄를 비롯한 소방시설 차단, 불법주차가 얼마나 큰 인명피해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수없이 홍보했다.

위반사항은 강력하게 처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형 화재는 수차례 발생했다.

보통 대형 화재는 불법 증축을 방치하거나, 소방시설과 비상구를 폐쇄하는 '안전불감증'에서 시작된다.

특히 불법 주·정차 차량은 소방차의 통행마저 방해해 재산·인명피해를 키웠다.

지난해 12월 24일 용인시 기흥구에서 발생한 화재를 잊을 수 없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당시 불법 주·정차 차량을 들어 옮겨 소방차의 진입을 도왔던 의인을 찾는다는 보도를 냈다.

불법 주·정차 차량이 방치됐다면 소방차 진입은커녕 소중한 생명도 구하지 못했을 것이다.

뉴스를 봤던 날 차를 들어 올린 의인에게 감동했고 차주에게 화가 치밀었다. 차주는 그곳이 불법 주·정차 구역에 해당한다는 것을 몰랐을까?

내 부주의로 교통사고가 날 수 있고, 시원스레 내 쏟는 기침에 감염자가 늘어난다. 누군가는 잠깐 세워놓은 불법 주·정차에 골든타임을 놓쳐 생명을 잃는다.

기본 수칙은 대한민국 안전의 근본이다. 올해 기본 수칙을 잘 지켜서 대형 화재, 인명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 황정애 오산소방서 소방패트롤팀장
▲ 황정애 오산소방서 소방패트롤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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