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면에 있는 나트륨 함량은 1일 기준치에 육박했다. ⓒ 한국소비자원
▲ 건면에 있는 나트륨 함량은 1일 기준치에 육박했다. ⓒ 한국소비자원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이 '건강 라면'으로 떠오르면서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건면에 있는 나트륨은 일반 라면과 별 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인스턴트 건면 12개를 평가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12개 제품은 열량과 지방 함량에서 유탕면(기름에 튀긴 면)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나트륨 함량은 1인 기준치의 86%에 달했다.

인스턴트 건면 1봉지는 평균 382㎉에 지방이 3g가량 들어있다. 평균 505㎉인 유탕면에는 지방 17g이 들어있다.

건면에 있는 나트륨 함량은 1일 기준치의 86%에 해당하는 1725㎎이었다. 평균 1729㎎인 유탕면보다 3㎎가량 적다.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얼큰칼국수(샘표식품), 멸치칼국수(청수식품), 해물칼국수(청수식품)였다. 해당 제품을 국물까지 마시면 나트륨 1일 기준치를 초과한다.

▲ 나트륨 함량이 90~110%인 국수 제품 ⓒ 한국소비자원
▲ 나트륨 함량이 90~110%인 국수 제품 ⓒ 한국소비자원

소금에 있는 나트륨은 마냥 해로운 성분만은 아니다. '화학산책'에 따르면 나트륨은 위액을 만드는데 쓰일뿐만 아니라, 근육·신경이 움직일 수 있는 재료다.

나트륨은 칼륨과 쌍을 이뤄 신경 자극을 전달한다. 소비자는 칼륨이 나트륨보다 유익하다고 인식하지만 나트륨과 칼륨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트륨이 부족하거나 칼륨이 많아지면 신경자극이 마비돼 죽음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영국에서는 소생할 수 없는 환자에게 염화칼륨을 주사해 숨지게 한 의사가 살인죄로 처벌받았다. 일부 보고는 장기를 기부하려는 사형수에게 이 방법을 쓴다고 한다. 염화칼륨은 장기를 훼손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트륨은 육식에 많고, 곡류·채소류에는 적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곡류를 주로 섭취하기 때문에 간을 진하게 한 반찬이 많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생리적으로 필요한 소금양은 0.5g이지만 우리나라는 하루 평균 15g 내외의 소금을 섭취하고 있다. 나트륨이 무조건 해로운 성분은 아니지만 자제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그래도 지방과 열량이 적은 건면을 포기할 수 없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스프를 덜 넣는 대신 양파를 넣으면 양파 자체의 글루탐산 때문에 감칠맛이 난다"며 "나트륨 72%가량이 국물에 녹아있기 때문에 국물을 적게 마시고, 다시마, 바나나 등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먹으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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