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첨탑·건물외벽 추락에 정전 '속출'
교통통제, 천연기념물 등 문화재 피해
북한 "가로수 뽑히고 피해"긴급 방송

▲ 7일 서울 도봉구 창5동 이마트 옆 건물 사이로 교회 철탑이 강풍에 쓰러져 차량을 덮쳤다. ⓒ 이상종 기자
▲ 7일 서울 도봉구 창5동 이마트 옆 건물 사이로 교회 철탑이 강풍에 쓰러져 차량을 덮쳤다. ⓒ 이상종 기자

초속 54.4m의 역대 5위급. 강풍을 동반한 제13호 태풍 '링링'. 창고 외벽을 뜯어내고 담벼락을 무너뜨렸다. 강풍의 위력은 3명의 목숨을 삼켰다.

인천·영종대교 통행은 여러 시간 통제된 끝에 오후 늦게 재개됐고, 250살된 천연기념물까지 링링의 위력을 실감했다.

링링이 한반도 전역을 강타한 7일 전국 곳곳에서 시설물 파손과 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 담벼락 무너저 운전기사등 3명 사망 = 인천에서는 이날 오후 2시 44분쯤 인하대병원 주차장 인근 한진택배 건물 담벼락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 운전기사 A(38)씨가 깔려 숨졌다.

오전 10시 30분쯤 충남 보령시 남포면에서는 최모(75)씨가 강풍에 날아가 옆집 화단에 부딪혀 숨졌다. 최씨는 트랙터 보관창고가 강풍에 날아가는 것을 막다가 함께 날아가 변을 당했다.

경기 파주에서도 오후 3시 5분쯤 이모(61)씨가 강풍에 뜯긴 골프연습장 지붕 패널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부상자도 많았다. 인천에서는 40대 여성이 강풍에 떨어진 병원 간판에 맞았고, 영흥도에서도 70대 남성이 낙상했다.

충남 보령 성주면에서는 철골 구조물이 바람에 무너지면서 60대 주민의 집을 덮쳤다.

경기 화성 서신면에서는 40대 주민이 낙하물 유리에 손목과 머리 부위 등을 다쳤다. 파주시 문산읍에서는 마트 냉장고가 강풍에 넘어지며 50대 남성이 다쳤다.

▲ 7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한 아파트의  조경수가 강풍에 넘어지면서 뿌리째 뽑힐 지경이다. ⓒ 서경원 기자
▲ 7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한 아파트의 조경수가 강풍에 넘어지면서 뿌리째 뽑힐 지경이다. ⓒ 서경원 기자

◇ 교회 첨탑 무너지고 500년 보호수 피해 = 오전 11시 53분쯤 서울 도봉구 창동에서는 교회 첨탑이 강풍에 무너졌다. 폭 3~4m, 높이 10m의 첨탑이 이면도로로 떨어져 차 1대가 파손됐다.

오전 11시 19분쯤에는 서울 광진구 12층 규모 빌딩의 외장재가 강풍에 떨어지면서 옆 건물 처마와 차 2대가 파손됐다.

서울시청 남산 별관 진입로에 있는 직경 30㎝, 높이 15m의 아까시나무도 강풍에 쓰러졌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 한 공원에서도 500년 된 보호수 회화나무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꺾였다.

강원도 원주시 명륜1동 한 아파트에서도 방수용으로 설치한 함석지붕이 강풍에 날아가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7대가 파손됐다.

태안에서는 천연기념물 138호 모감주나무군락지 나무가 여러 그루 쓰러졌다. 제주에서는 비닐하우스가 날려 인근 주택을 덮치는 등 민간시설 12곳이 파손됐다.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인천시 강화군 전역에 걸쳐 가정집과 상점 등 2만1000곳에서 전기 공급이 끊겼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한 양식장에서는 정전 탓에 산소공급기가 작동하지 않아 넙치 2만20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서울 금천구 빌라 단지 일대에 정전이 발생, 1800여가구에 일시적으로 전기 공급이 끊어졌다.

▲ 7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사직대로변 무용학원 3층에서 간판뚜껑이 강풍에 날아가 구청에서 긴급복구를 하고 있다. ⓒ 박채원 기자
▲ 7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사직대로변 무용학원 3층에서 간판뚜껑이 강풍에 날아가 구청에서 긴급복구를 하고 있다. ⓒ 박채원 기자

◇ 해인사 250살 천연기념물 학사대 전나무 피해 = 천안·서산·논산·당진·예산 등 8개 시·군의 사과와 배 과수원 80.8㏊가 피해를 봤다.

논산에서는 강풍으로 인한 벼 피해가 51.1㏊ 규모에 달했다. 당진·예산·청양·태안 31개 농가 비닐하우스 3㏊가 강한 바람에 파손됐다.

낙과와 벼도 견디지 못했다.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 등 과수 농가에서는 낙과 피해가 속출했고 수확을 앞둔 벌판에도 강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경북에서는 30.1㏊에서 벼가 쓰러지거나 과일이 떨어졌다. 김천·고령·성주에서 벼 22.1㏊가 넘어졌고 김천에서는 낙과 피해도 발생했다.

문화재도 피해가지 못했다. 국가지정문화재 9건, 등록문화재 1건, 시도지정문화재 11건 등 문화재 피해 사례 21건이 접수됐다.

합천 해인사에서는 수령이 250살인 천연기념물 제541호 '학사대 전나무'가 쓰러졌다. 사적 제339호 전주 경기전에서는 어진박물관 주변 기와가 무너지고 팽나무 한 그루가 쓰러졌다.

▲ 7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주중동 농로길에 소나무가 강풍에 넘어졌다. ⓒ 서동명 기자
▲ 7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주중동 농로길에 소나무가 강풍에 넘어졌다. ⓒ 서동명 기자

◇ 인천·영종대교 통행 재개 ‘전국 교통 통제’ = 인천국제공항과 인천 육지를 잇는 인천대교와 영종대교 상부 도로는 이날 오후 1시 30분과 40분 각각 통제됐다가 5시를 넘어서야 재개됐다.

인천대교를 이용해 인천공항에 가려던 차량은 유일한 우회도로인 영종대교 하부도로를 통해 영종도에 진입하는 불편을 겪었다.

인천 중구 영종도와 무의도를 잇는 잠진∼무의 연도교, 영흥면의 선재·영흥대교, 강화군 교동·석모대교도 통제됐다가 이날 오후 5시 넘어 통행이 재개됐다.

낮 12시 8분쯤에는 공항철도 계양역∼디지털미디어시티역 상행선 구간 선로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

강원 철원군 노동당사∼대마리를 잇는 87호 국도 구간에도 강풍에 낙하물이 떨어져 이 구간 차량 통행이 한때 통제됐다.

충남 아산 한 공장 가시설이 도로 위로 넘어지면서 지방도 645선의 교통이 통제돼 차들이 우회하고 있다.

▲ 7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 아파트단지 간이창고가 강풍에 벽체가 파손되고 전등이 위태롭게 달려있다. ⓒ 이정형 기자
▲ 7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 아파트단지 간이창고가 강풍에 벽체가 파손되고 전등이 위태롭게 달려있다. ⓒ 이정형 기자

◇ 북한도 가로수 뽑히고 피해속출 = 북한도 도로 침수와 건물 파손 등 피해를 봤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링링의 북상에 대응해 이례적으로 재난방송을 집중 편성하며 피해 상황을 알렸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태풍경보 자막과 특별방송 등을 통해 2∼3시간 단위로 태풍의 이동 경로와 피해 상황을 전했다.

해주, 개성, 사리원, 함흥 등지의 도심 곳곳에서 도로가 침수되고 가로수와 전신주가 넘어졌으며, 가정집과 공공건물이 파손됐다고 전했다.

개성시와 사리원시에서는 건물의 지붕과 담장이 날아가고 보도블록이 부서졌다. 완전히 물에 잠긴 도로 위로 큰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넘어지면서 택시와 승용차들이 힘겹게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 7일 서울 노원소방서가 낙하 우려가 있는 간판에 대해 통제 테이프를 설치하고 간판설치업체를 동원해 1시간만에 안전하게 철거작업을 했다. ⓒ 김덕호 기자
▲ 7일 서울 노원소방서가 낙하 우려가 있는 간판에 대해 통제 테이프를 설치하고 간판설치업체를 동원해 1시간만에 안전하게 철거작업을 했다. ⓒ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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