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고층건축물 가운데 절반 이상이 화재 대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은 지난해 6월부터 층수가 5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200m 이상인 초고층건축물 108곳을 조사한 결과 소방시설이 부실한 건물이 52곳이었다고 11일 밝혔다.
소방청은 불량 건물로 나타난 52곳은 자동화재탐지설비나 스프링클러, 제연설비 등이 고장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555m)도 대피로를 알려주는 유도등이 불량해 수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받았다.
현장에서 시정할 수 있는 사항은 35곳(32.4%)이었다. 화재 안전관리가 우수한 대상은 21곳(19.5%)에 그쳤다. 시정 대상은 소화기가 없거나 소방계획서가 부실하게 작성된 경우, 호스·노즐이 비치되지 않은 경우 등이다.
방화문·층간 방화구획 불량이 112건으로 가장 많았고 피난 통로에 장애물을 쌓아두는 행위(16건)도 적지 않았다.
전기분야는 접지·절연 불량(46건)과 누전차단기 불량(37건)이 자주 발생했다. 가스 분야는 가스 배관 도색 불량(41건), 계량기 차단 밸브 고정상태 불량(22건) 등이 많았다.
조사결과 화재안전관리 우수사례도 있었다. 여의도 63빌딩은 직원 전용 상설안전교육장을 설치해 소방·전기·가스 안전을 교육했다. 롯데월드타워 76~101층에 있는 시그니엘 호텔은 층마다 마스크, 경광봉 등 비상피난 안전장비세트를 구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월27일부터 지난 4월26일까지 서울, 부산, 대구 등 9개 지역에 있는 초고층건축물 108곳을 대상으로 3단계에 걸쳐 이뤄졌다.
소방청은 건축·소방·전기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중앙특별합동조사단 5개 반을 편성했다. 조사 분야도 소방분야 23개 항목에서 주변환경과 이용자 특성 등을 포함한 274개 항목으로 대폭 늘려 세부적인 사항까지 점검했다.
이윤근 화재예방과장은 "건축·전기·가스 분야 불량은 해당 기관에 통보해 지적사항은 30일 안에 보수토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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