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후 멕시코 이달고 주 송유관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 18일 오후 멕시코 이달고 주 송유관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멕시코 중부의 파열된 송유관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54명이 부상했다고 AP와 AFP 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후 늦게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북쪽으로 100㎞ 떨어진 이달고 주에서 기름 도둑들이 석유를 빼가려고 구멍을 뚫어놓은 송유관에서 발생했다.

사상자는 근처에 사는 지역 주민들로, 깨진 송유관에서 흘러나오는 석유를 양동이 등에 담다가 화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사고 때 부상으로 괴로워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의 처참한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오마르 파야드 이달고 주지사는 현지 방송에 "현재까지 우리가 아는 것은 사고 지역이 기름 절도범들이 불법적으로 기름을 빼가는 곳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파야드 주지사는 트위터에도 "멕시코에서 수백 명의 불법 기름 절도 때문에 발생한 사고 중 가장 심각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연료 절도에 연루되지 말라고 멕시코 전체 국민에게 호소한다. 불법 여부를 떠나서 기름 절도는 당신과 가족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2010년 12월에도 멕시코 중부에서 석유 절도에 따른 송유관 폭발이 일어나 어린이 13명을 포함해 28명이 목숨을 잃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처럼 석유 절도 행위가 급증하자 지난달 석유 절도와의 전쟁을 선언, 송유관 경비에 군을 투입했으며 주요 송유관의 가동도 중단하고 구멍 보수 작업 등을 벌였다.

이 때문에 멕시코 곳곳에서 연료 부족 사태로 인한 민생고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아진 상태다.

멕시코 정부는 국영 석유 기업 페멕스가 운영하는 송유관에 구멍을 내거나 내부 직원의 공모 아래 정유소와 유통센터 저유소에서 몰래 빼돌려지는 석유가 연간 30억 달러(3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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