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년 선감학원 아동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 국가인권위원회
▲ 1970년 선감학원 아동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는 경기도 안산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사건 진상규명과 생존자 구제를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개정하거나 특별법 제정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아울러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기도 지사에게는 현재 피해 생존자 대부분이 고령이고 질병과 경제적 빈곤 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관련 법안이 마련되기 전에라도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일제강점기인 1942년 안산 선감도에서 소년 감화 목적으로 설립된 선감학원은 해방 이후 경기도가 그대로 인수해 1982년 10월 폐쇄되기 전까지 국가 정책에 따라 부랑아 수용 시설로 활용됐다.

복장이 남루하거나 행동이 불량하고, 주거가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4691명의 아동이 경찰과 공무원에 의해 강제로 끌려들어 갔다.

선감학원 아동들의 41%는 8~13세였고 염전, 농사, 축산, 양잠, 석화 양식 같은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이들은 죽지 않을 정도의 양만으로 식사를 해결했고, 곤충, 뱀, 쥐 등을 잡아먹다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수용 아동들은 선감학원 종사자나 다른 아동으로부터 상습적인 폭행·구타로 고통을 받다 탈출하거나 사망했다.

남은 이들은 선감학원이 문을 닫은 지 3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신체적 장애, 정신적 불안, 경제적 빈곤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인권위는 이런 의견을 내는 한편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와 오는 17일 인권위 인권교육센터에서 '선감학원 사건 특별법 제정과 피해자 지원대책 마련 토론회'를 연다.

토론회에 앞서 배포된 발제문에서 김재완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선감학원 특별법 제정은 국가권력이 자행한 인권 유린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모든 국민에게 기억시키고, 공동체적 책임 의식을 복원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이 발제에 나설 김영배 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선감학원에서는 글로 담지 못할, 어린아이들이 견디기에는 너무도 고통스러운 아픔이 많았다"며 "이들에 대한 명예회복과 노후 대책, 치료, 가족 찾기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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