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건널때 타고가면 車로 분류
주행중 휴대폰 음주운전 당연히 안돼
자전거횡단도 기능 역할 제대로 몰라

▲ 대전 동구 성남 네거리에 자전거모양이 그려진 자전거횡단도가 설치돼 있다. ⓒ 오선이기자
▲ 대전 동구 성남 네거리에 자전거모양이 그려진 자전거횡단도가 설치돼 있다. ⓒ 오선이기자

자전거 이용객 1300만시대다. 등하교시간 학교 앞 횡단보도는 자전거로 넘친다. 주말마다 하천변이나 외곽도로도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문제는 늘어나는 자전거 인구만큼 사고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해 우리나라 자전거 이용 인구를 1340만명으로 추정했다. 12~69세를 대상으로 했을 때 33.5%에 달한다. 매일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도 330만명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자전거 사고에 대해 제대로 알고 탈 까. 세이프타임즈가 분쟁이 많은 횡단보도 자전거 운전 형태를 점검했다.

자전거는 현행법상 차(車)로 분류돼 횡단보도로 자전거를 탄 채 건너면 안 된다. 자전거를 차라고 한다면 '자전차'라는 단어가 실감난다.

횡단보도 자전거 교통사고에 대한 법원 판단은 어떨까.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은 "녹색등에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화물차와 부딪히는 사고를 당한 자전거 운전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김수영 민사 64단독 판사는 "자전거를 탄 채로 횡단보도를 건너다 횡단보도를 벗어나 사선으로 도로를 횡단한 책임도 일부 있다"며 자전거 운전자 20%, 화물차는 80% 과실로 봤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로 규정돼 있기에 사고가 나면 도로교통법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적용을 받는다. 자전거를 탄 채 도로를 달리면 차가 되는 셈이다. 내려서 끌고 가면 보행자가 된다.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보행자와 부딪히면 자전거 운전자 과실이 된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칠 경우도 자전거 운전자 과실 100%로 판단한다.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고교생 이모(17)군은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내려서 끌고 간적이 없다"며 "친구들도 다 그냥 다녀서, 혼자 내려 걷는다는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주부 김모(30)씨는 "아이와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자전거를 보면 아이가 무서워한다"며 "경찰이 단속을 안하는건지 못하는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도로교통법 13조 자전거통행방법 특례는 자전거 운전자가 횡단보도로 도로를 횡단 할 때는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보행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건널 경우 보행자 통행방해로 범칙금 3만원을 처분 받을수 있다. 보행자에게 위협을 주기 때문이다.

자전거 운전시 휴대폰 사용도 안된다. 범칙금 3만원이 부과된다. 물론 음주상태에서 자전거를 타도 안된다.

▲ 서울 목동아파트 앞 횡단보도를 자전거를 탄 시민이 건너고 있다. ⓒ 곽지연 기자
▲ 서울 목동아파트 앞 횡단보도를 자전거를 탄 시민이 건너고 있다. ⓒ 곽지연 기자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횡단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자전거 횡단도다. 같은법 15조를 보면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횡단도'가 있는 도로를 횡단할 때는 자전거 횡단도를 이용해야한다고 돼 있다.

자전거 횡단도는 횡단보도와 분리해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간 충돌을 막기 위해 만들었다. 자전거전용 횡단도가 없는 경우 운전자는 횡단보도에서 끌고 건너야 한다. 

최모(55)씨는 "목동 아파트단지와 안양천 사이는 휴일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다"며 "이곳이 서부간선도로 진입지점이라 차량이 많아 항상 위험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자동차 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통해 '자전거 횡단도를 건너는 자전거와 자동차간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차 운전자에게 과실 100% 적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자전거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시민들은 자전거 횡단도 통행 방법도 잘 알지 못한다. 이모(35)씨는 "자전거 횡단도를 처음 듣는다"며 "방송에서 공익광고 형태로 알려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승용차 운전자 김모(49)씨는 "자전거 횡단도 모양이 지역마다 다르다"며 "모든 횡단도에 자전거 그림이 그려져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자전거 사고는 얼마나 발생할까. 질병관리본부가 2011~2015년 보행자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조사한 결과, 5년간 28만5735명이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157명이 입원한 셈이다.

보행자 사고는 5월에 4970건, 10월에 4994건이 발생했다.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단연 횡단보도로 67.2%이고 보도는 7.9%에 불과했다. 14세 이하에서는 자전거에 의한 사고율이 12%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도로교통공단과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발생한 자전거 교통사고는 1만4937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258명이 사망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6%가 자전거 사고로 생겼다. 부상자는 1만7887명이다.

사고시간은 오전 8~10시 1971건, 오후 6~ 8시가 2123건으로 조사됐다. 전체 사고의 27.4%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자전거 사고 사망자는 157명이다. 전체 자전거 사고 사망자의 60.8%를 차지했다. 노인 자전거 사고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노인 자전거 사고를 줄이기 위해 교육을 하는 지자체도 있다. 서울 영등포구는 이달 초부터 찾아가는 실버 자전거 안전교육을 하고 있다. 증가하는 자전거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다. 대상은 60세 이상.

전문강사 5명이 2~3회 지역 경로당을 방문해 교통법규, 자전거점검, 자전거 교통사고 유형별 예방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교육을 통해 자전거 안전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교통사망사고 제로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경기 김포 아라뱃길 교차로 횡단보도를 한시민이 자전거를 탄 채 대각선으로 건너고 있다. ⓒ 이명상 기자
▲ 경기 김포 아라뱃길 교차로 횡단보도를 한시민이 자전거를 탄 채 대각선으로 건너고 있다. ⓒ 이명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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