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삼성증권 배당 입력 사고를 '희대의 사건'으로 규정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회사 차원의 시스템적인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 금감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국음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대표들과 연 간담회에서 "이번 사건은 직원 개인의 실수로 (한정)하기에는 내부 시스템상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며 "배당 이뤄진 후 37분이 지나고서야 거래중지 조처를 하는 등 사고에 대한 비상대응 매뉴얼과 시스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특히 28억개가 넘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주식이 전산상으로 발행된 거래된 희대의 사건"이라며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른 문제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발행회사로서의 배당업무와 투자중개업자의 배당업무를 동일 시스템상에서 하다가 발생한 문제"라며 "삼성증권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증권업계 전반에 대한 시스템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유령 주식 거래가 공매도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점은 다들 잘 아실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매도를 금지하라는 일각의 요구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공매도는 존재하는 주식을 전제로 이뤄지는 것인데 이번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발행되고 거래될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며 "공매도를 거론하는 것은 오히려 이 문제의 심각성과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가 1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가 1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김 원장은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개인은 물론 기관에 대한 응분의 엄중한 조치를 다짐했다.

그는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직원들에 대해서야 (징계가) 당연하다"며 "그 과정에 대해 징계나 이런 문제를 넘어선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는 이와 관련, 잘못 배당된 주식을 판 직원 16명 모두가 징계 대상이라고 밝혔다.

구 대표는 피해자 구제와 관련해 "최종안을 이르면 오늘이나 내일이라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피해자 보상과 관련해선 시한을 정하지 않았지만 신청하면 받도록 할 것이고 법리적인 것을 떠나 가능하면 신속하게 피해자 입장에서 보상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삼성증권에 신속하고 차질 없는 투자자 피해 보상을 통해 투자자가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도록 하라고 요청했다.

다른 증권사들에는 유사 사고가 재발하면 자본시장 신뢰는 회복할 수 없므로 내부통제시스템을 신속히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김 원장은 또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된 우리사주조합 현금 배당 문제를 포함해 주식거래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고 이를 통해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독 당국의 제도 개선과 회사의 철저한 내부통제는 물론이고,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엄격한 직업윤리의식이 신뢰 회복의 근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과 구 대표를 비롯한 17명의 증권회사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 김기식 금감원장이 1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 질문을 받고 있다.
▲ 김기식 금감원장이 1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 질문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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