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7년이 지나고 2018년 무술년이 밝았다. 2017년 최고의 화제가 무엇이고, 2018년의 이슈는 무엇일까.
지난해 우리나라를 지배한 가상화폐 열풍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동네 아주머니들 모임에서 조차도 가상화폐가 단골메뉴였다.
그러나 보안전문가의 지속적인 경고에도 불구, 아무도 가상화폐 거래소 보안위험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환호와 대중의 기대속에 등장한 많은 신생기업은 이익추구에만 집중한다. 소중한 고객의 정보유출이나 악의적 해커의 해킹피해 예방에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다. 피해를 당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보안에 투자하는 행태에 우리는 이미 익숙해져 있다. 그리고 새해 벽두부터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2018년이 시작되자마자 급하게 보안업체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난리법석이다. 문제는 자율적으로 고객의 정보보안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의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되자 '울며 겨자 먹기'로 보안강화에 나서는 있는 상황이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지난해 4월 야피존(유빗)에 이어 6월에는 빗썸이 개인정보 유출로 곤욕을 치렀다. 12월에는 유빗 해킹사고까지 발생하면서 고객의 소중한 자산이 분실되는 등 보안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해커의 주요 공격처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관련 법령의 부재,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정보보안 강화에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해오다 규제가 본격화되자 부랴부랴 뒷북을 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고발생 자체가 고객의 자산손실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1비트코인 가치가 2000만 원까지 치솟고 있다. 10비트코인만 유출돼도 2억원의 재산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 때문에 전세계 해커는 물론 북한까지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보안이 취약하다보니 해킹에 성공하면 거액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 컴퓨터 파일의 형태로 존재하는 가상의 화폐만 훔치면 되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거래소라는 아이디어는 회사를 만든 사람들에게는 로또복권 역할을 하고 있다. 거래소 가운데 1위 빗썸의 지난해 순이익이 9000억원이 넘는다고 보고됐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정보보안에 대한 무관심과 소극적 투자로 일관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가상화폐 거래소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고객들에게 악몽이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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