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화재생능력 유지 비결 찾아... 백혈병, 악성빈혈 등 응용분야 많아

가장 젊고 분화능력이 뛰어난 최상위 혈액-줄기세포를 마음대로 깨우고 재울 수 있는 획기적인 원천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면역-세포 및 인공혈액을 제작하고 백혈병과 골수분전에 따른 악성빈혈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게 되는 등 응용분야도 크다는 평가다.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효수 교수팀(서울대학교병원 허진 교수)이 주도하고 생명과학부 백성희 교수가 공동연구자로서 참여한 이번 연구를 통해 최상위 혈액-줄기세포 개발법을 찾아냈다고 23일 밝혔다.

이 연구는 복지부의 선도형 세포치료 연구사업단 및 연구중심병원 육성 R&D사업의 지원과 미래부의 줄기세포 선도연구팀 육성사업, 리더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고,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줄기세포 전문학술지인 ‘셀 스템 셀(Cell Stem Cell)’ 온라인판(3월 18일자)에 게재됐다.

김효수 교수팀은 골수에 존재하는 혈액세포들의 조상인 혈액-줄기세포들 중에서 가장 젊고 분화재생 능력이 뛰어난 최상위 혈액-줄기세포에만 카이-원(KAI1; CD82)분자가 특이적으로 발현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나아가, 이 카이-원 분자는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macrophage)의 다크 단백질(DARC; CD234)과 상호작용하여 최상위 혈액-줄기세포를 활동 없이 잠들어 있는 상태로 유지시킬 수 있음을 밝혔다.

기존 연구도 골수 내에서 잠자고 있는 혈액-줄기세포들을 깨운 후에 그 수를 증폭시킬 수는 있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증폭된 혈액-줄기세포들은 장기적으로 혈액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이 없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증폭과정에서 최상위 혈액-줄기세포들이 점차 감소하고 분화재생능력이 낮은 전구 세포 또는 분화된 세포들이 늘어나 장기 조혈 기능이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었다.

복지부는 이번 연구 성과가 이러한 난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최상위 혈액-줄기세포들의 증폭 과정 중 적절한 시점에 다크 단백질을 발현하는 대식세포 또는 재조합 다크 단백질을 처리하여 혈액-줄기세포들을 다시 기능과 젊음을 유지한 채로 잠재워서 저장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 개발됐다는 것이다.

젊음을 유지한 채로 최상위 혈액-줄기세포를 대량으로 증폭, 보관하는 방법이 상용화되면, 줄기세포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신속하게 최상위 줄기세포를 공여하는 혈액-줄기세포은행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김효수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백혈병, 악성빈혈과 같은 골수기능부전증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골수이식의 성공률을 높이는데 활용될 수 있다"며 "정부의 꾸준한 지원 이러한 성과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임상현장에 있는 병원 핵심연구진들이 연구 활동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꾸준히 R&D를 지원한 결과로 이런 원천기술들이 향후 치료제 개발이나 신의료기술로 적용될 수 있도록 꾸준히 R&D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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