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공쿠르상 수상작

"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고통은 없었다고 의사가 분명하게 말했다."

<달콤한 노래>(레일라 슬리마니 지음ㆍ아르테 펴냄)의 첫 문장이다. 소설은 달콤한 자장가가 아닌 끔찍하게 살해된 두 아이의 모습을 묘사하며 시작된다.

두 아이를 키우던 경력단절 여성이 채울 수 없는 공허함에 남편과 상의해 보모를 들인다. 보모는 완벽해 보였다. 여성도 만족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과 보모는 묘한 느낌을 받는다. 여성은 애들을 빼앗겼다는 느낌이, 보모는 애들이 자라면 자기 자리가 위태로워질 거라는 불안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불안감에 보모는 끔찍한 생각을 한다. "우리가 행복하려면 누군가 죽어야 한다"고.

하지만 소설에서는 누가 죽였는지, 어떻게 죽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작가는 오히려 잔인한 살인자 보모의 삶, 고독 속에서 평생을 견뎌온 그녀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독자들은 소설을 다 읽어도 그녀를 완전히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달콤한 노래>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경력 단절 여성, 산후 우울증을 겪는 어머니, 변방의 국가에서 흘러 들어온 이민자, 계급적 소외를 겪는 빈곤층까지.

작가는 아무도 바라봐 주지 않는 인생, 결국은 자기 자신도 외면하고자 했던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르코 출신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는 2016년 이 소설로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여성 작가로는 113년 공쿠르상 역사상 12번째 수상이다.

슬리마니는 수상소감에서 "공포의 보편성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엄마, 보모, 아이의 상호관계는 얼마나 흥미로운 주제인가. 보모와 아이의 애착관계, 그걸 보는 엄마의 감정, 또 엄마와 아이의 관계에 대해 보모가 느끼는 감정까지. 모든 엄마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아이를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이라는 감정, 그 자체"라고 말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