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준비절차···양측 대리인, 탄핵사유ㆍ증거ㆍ증인 놓고 공방 예상

박근혜 정권의 운명을 가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사건 심리가 22일 처음으로 열린다.

박 대통령 측이 대리인을 통해 국회가 제시한 탄핵사유를 전면 부인한 만큼 첫 기일부터 불꽃이 튀는 정면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헌재 소심판정에서 첫 번째 준비절차 기일을 열고 양측 대리인의 기본 입장을 들은 뒤 쟁점을 정리하고 증인ㆍ증거와 재판 일정 등을 조율한다.

당사자인 박 대통령은 이날 심리에 참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측은 출석을 요구하고 있지만, 헌재법은 대통령이 없이도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통상의 경우에도 준비절차에는 대리인이 참석한다.

헌재는 전날 국회 측으로부터 입증 계획서와 박 대통령 입장에 대한 재반박 서면을 받았으며 이날 오전 전체 헌법재판관 회의에서 심리 방향을 최종 검토한다.

여기서 결정되는 방침에 따라 박한철 헌재소장이 준비절차 심리를 맡을 '수명(受命)재판관'으로 지명한 이정미ㆍ강일원ㆍ이진성 재판관이 오후 법정에 직접 나와 준비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헌재에 낸 답변서에서 최순실(60)씨의 국정 개입을 알지 못했으며 최씨의 개입은 전체 국정 수행의 1% 미만이라고 주장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의 출연도 뇌물이 아니고, 최씨에게 연설문을 넘긴 것도 청와대 외부 목소리를 들으려는 통상적인 자문 행위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소추위원 측은 이에 대한 반박을 조목조목 적은 서면에서 "언어도단"이란 언급까지 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소추위원 측은 최씨의 국정농단이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심각하며, 재단 모금 역시 박 대통령의 구체적인 지시와 강요가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최씨에게 기밀문서를 유출한 것도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자백으로 확인됐다며 탄핵사유 입증을 위해 증인 27명을 신청하겠다고 예고했다.

소추위원 측이 신청할 증인 목록에는 최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대기업 총수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증인이나 증거 등 입증 방법을 놓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계속될 경우 준비절차 기일이 예상보다 길어지며 탄핵심판 일정 전반이 늦춰질 수도 있다.

한편 헌재는 이날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로부터 최씨 등에 대한 수사기록을 헌재가 받아선 안 된다며 박 대통령 측이 제기한 이의 신청의 결과를 내놓는다.

또 국회 측이 박 대통령의 답변서 등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재판부가 '소송지휘권'을 발동해달라는 박 대통령 측 요구에도 답할 계획이다.

소추위원 측은 이날 재판 중 검찰과 특별검사 측에 수사기록을 요구하는 '인증등본 송부촉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첫 기일이 끝난 뒤 양측 대리인단은 각각 헌재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치열한 장외전을 이어간다.

헌재는 이날 심리에서 전체 심판 일정을 가늠해본 뒤 추가 준비절차 기일을 거쳐 이르면 내년 초께 본격 변론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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