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의 전·현직 소방관들이 사이렌 소리 때문에 청력을 잃었다며 사이렌 제조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뉴욕과 뉴저지 주 소방관 수백 명을 포함해 미 전역의 전·현직 소방관 4천400여명은 사이렌을 안전하게 만들지 않아 청력이 손상됐다며 미국 사이렌 제조사 '페더럴 시그널'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송을 제기한 소방관들은 사이렌 제조사가 120데시벨(㏈)까지 올라가는 사이렌 소리가 소방차 내부에서 덜 들리도록 사이렌을 제조해 소방관들을 보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제기한 소방관 중 1명인 조지프 나르돈 전 뉴욕 소방대장은 "소방차 안의 사이렌 소리가 너무 커서 신체적으로 고통스러웠다"며 출동 이후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눈까지 아팠다고 증언했다.

그는 은퇴한 지 10년이 넘은 지금도 사이렌의 악영향이 남아있어 여전히 사람들의 빠른 대화나 교회 설교 등을 듣고 이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집단소송을 이끄는 마크 번 변호사는 "명백히 말해서 사이렌 소리가 소방차 뒤쪽까지 크게 울려퍼질 필요는 없다"며 "다른 운전자가 사이렌 불빛으로 앞을 볼 수 없는데도 소방차 뒤에서 운전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조사인 페더럴 시그널은 사이렌 소리를 임의의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은 운전자와 보행자들에게 소방차가 다가온다고 경고하는 사이렌의 주요한 목적 중 하나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회사는 또 소방당국이 이미 오랫동안 소방관들에게 귀마개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었다고 주장했다. 뉴욕 소방당국은 귀마개 규정 여부에 대해 공식 답변하지 않았다.

페더럴 시그널은 앞선 유사한 소송에서 배심원과 법원은 제조사 측에 유리한 판정을 내렸다고도 강조했다.

지금까지 사이렌 제조사들은 대다수 소송에서 위법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고 지난 2011년 필라델피아에서 소방관 1천69명에게 360만 달러(약 42억원)를 보상하라는 합의가 가장 큰 소송 사례였다.

페더럴 시그널의 데이비드 더피 변호사는 소방관들이 출동 시간 동안 노출되는 소음의 수준은 평균 85데시벨(㏈) 아래라고 주장하며 사이렌 소리를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은 소방관과 대중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린다고 경고했다.

그는 "소방관들이 실제로 시끄러운 사이렌을 원한다고 증언했고 소방차 뒤를 부딪치는 사고도 있기 때문에 모든 방향을 향해 사이렌이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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