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공포에 떤 승객…"단전으로 열차 멈췄고 원인 조사 중"

"열차 창문을 깨고 탈출해야 하나요?"

열차 지연[연합뉴스 자료사진]

10일 오후 11시 18분께 동대구∼경북 칠곡 지천 KTX 선로 단전으로 이곳을 지나던 상ㆍ하행 열차 8대가 일제히 15분∼1시간 동안 멈춰 섰다.

몇몇 열차에서는 정차 후 수분이 지나도록 안내방송이 없자 승객들은 불안으로 웅성대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울기도 했다.

이 가운데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로 가던 KTX 184호 열차는 대구 서구와 달성군 사이에 있는 와룡산 제1터널 안에서 55분간 정차했다.

비상 발전기조차 작동하지 않아 승객들은 추위와 암흑 속에서 떨었다.

이 열차에 있던 승객들은 잇따라 "창문을 깨고 탈출해야 하는 상황이냐"고 119 상황실에 문의했다.

놀란 승객을 진정시키고자 코레일은 오후 11시 26분께 터널 안에 조명장치를 가동했다.

긴급 상황에 대비해 소방서는 특수구조대와 구급대를 와룡산 제1터널 인근에 대기시키기도 했다.

당시 하행선 한 KTX 열차에 탄 박 모(38) 씨는 "열차 호실마다 정방향 좌석은 승객이 꽉 차 있었다"며 "정차한 52분 동안 난방도 안 되고, 승무원은 전혀 보이지 않아 너무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이 열차에 탔던 박 씨는 동대구역을 거쳐 울산에 있는 집으로 갈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흐트러져 부산까지 돌아서 새벽에야 귀가할 수 있었다.

그는 "부산역에서 내리고 나니 지체 시간에 따라 얼마를 보상해준다는 전단만 나눠줬다"며 코레일의 미흡한 조치를 지적했다.

코레일은 "전차선 단전으로 열차가 멈춰 섰고 정확한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라며 "전기 공급으로 인한 시스템 문제는 종종 일어나며 수시로 모니터링을 하지만 발생 자체를 막을 순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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