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심정지환자 8만여명 분석 “생존율·뇌 손상 더 심해”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져 추운 날 쓰러진 심정지 환자는 생존율과 뇌 손상 등 건강상태가 더운 날 쓰러진 환자보다 나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상도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서울대 의대 조은주 학생 연구팀은 2006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병원 밖에서 발생한 심정지 환자 7만8천717명을 대상으로 심정지가 발생한 당시의 기상정보와 환자의 신경학적 예후를 비교분석한 결과를 4일 공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소생'(Resuscitation) 최근호에 발표됐다.

"추운날 쓰러진 심정지환자 건강상태 더울 때보다 나빠"

연구팀은 대상자의 심정지가 발생한 시점의 기상정보를 바탕으로 기온이 4도 미만은 '추운날', 4도 이상 21도 이하는 '보통날', 21도 이상은 '더운날'로 구분했다. 기상정보는 환자를 이송한 구급대가 소속된 소방서의 최단거리에 있는 기상청의 대기 온도 정보를 이용했다.

이후 환자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환자가 생존해 있는지, 의료진이 판단하기에 심정지로 발생한 뇌 손상의 회복 등 신경학적 예후가 좋은 편에 속하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심정지가 발생한 날의 기온이 높을수록 환자의 상태가 좋고 생존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상태를 보면 추운날 쓰러진 환자 가운데 신경학적 예후가 좋다고 판단된 비율이 1.7%로 가장 낮았고 보통날 1.8%, 더운날 2.3%로 점차 증가했다.

이는 보통날과 비교해 추운날 발생한 심정지 환자가 병원에서 퇴원할 때 좋은 상태를 유지할 비율이 4% 감소하고 더운날에는 25% 증가한다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신경학적 예후가 좋은 환자의 비율은 0.8% 증가했고, 생존율은 0.6%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상도 교수는 "이번 연구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시행된 선행 연구결과에서도 기온이 높을 때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경향이 확인된 바 있다"며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여름과 겨울 발생하는 심정지 환자의 원인질환에 차이가 있는지 등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운날 쓰러진 심정지환자 건강상태 더울 때보다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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