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영주시에서 현대 전기차 아이오닉5 차량이 건물 모서리를 들이박는 사고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 경북소방본부

전기자동차 화재로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며 전기차에 대한 안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경북 영주시에서 발생한 현대 전기차 아이오닉5 충돌 사고가 '배터리 열폭주' 현상으로 순식간에 인명피해로 이어지며 전기차 운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8일 영주경찰서에 따르면 하망동 일대를 주행하던 아이오닉5 택시가 건물 모서리를 들이박는 사고가 발생, 충돌 5초 만에 불길이 치솟아 차량 전체로 번졌고 운전자가 숨졌다.

전기차 배터리는 화재가 발생하면 최소 2시간 이상 지속된다. 물로는 진화할 수 없어 배터리가 다 타버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배터리 팩이 손상되면 내부 온도가 순식간에 800℃까지 치솟으며 불이 번지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 때도 1시간 50분간 화재가 지속됐다.

완성차업계는 그동안 전기차 화재 발생 비율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적다고 주장해왔지만 문제는 전기차 사고 시 화재가 단기간에 크게 발생해 치명적인 인명피해가 생긴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부산에서 발생한 아이오닉5 화재 사건이 대표적이다. 아이오닉5가 고속도로 요금소 충격 흡수대를 들이받은 뒤 불길에 휩싸이며 운전자를 포함한 2명이 사망했다.

부산과 영주 사고 차량 2대는 모두 좌우가 좁은 수직 장애물의 모서리 부분을 들이받았다. 수직 구조물의 모서리와 충돌할 경우 한 곳에 에너지가 집중되며 배터리에 가해지는 충격이 커지기 때문에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일부 전기차에 도입된 매립식 손잡이가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번 사고 차량의 문 손잡이는 앞부분을 누르면 뒷부분이 지렛대처럼 튀어나오는 형태였는데 이 같은 형태의 손잡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사고를 목격한 위급상황에서 차 문을 열어주는 등 도움을 주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공기 역학과 디자인을 고려해 히든 도어를 채택하고 있는데 아직은 목격자들이 이를 처음 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주민들이 문 손잡이를 찾는 데 애를 먹어 운전자를 구하지 못했다는 증언까지 나오며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디자인 채택 시 안전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립식 손잡이는 겨울철에 얼어붙어서 나오지 않는 등 문제가 많다"며 "이번 사고 차량은 충돌 시 손잡이가 튀어나오도록 돼 있었지만 해당 부분이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