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 ⓒ 세이프타임즈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을 비롯해 구청 안전·재난부서 책임자들에 대해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뚜렷하다고 판단했다.

2일 특수본에 따르면 참사 당일 박 구청장은 개인 용무로 지방에 내려갔고 안전·재난 실무 책임자인 최원준 안전재난과장은 참사 당일 낮부터 개인적인 술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사가 일어난 날이 휴일인 토요일이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핼러윈 축제 때 인파가 몰릴 것이 충분히 예상됐다는 점과 사고의 중대성 등에 비춰볼 때 용산구 공무원들의 과실이 뚜렷하다는 것이 특수본의 판단이다.

참사 발생 직후 이들은 현장 지휘·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오히려 돌연 휴대전화를 교체하거나 허위 보고서를 만드는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특수본 수사에서 속속 밝혀지고 있다.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고향인 경남 의령군에 다녀왔는데 용산구는 그동안 "지역 축제 행사 초청을 받았다"고 해명해 왔다.

하지만 특수본은 이를 개인 용무로 결론 내렸다. 출장 처리도 하지 않았고 구청 간부 등이 구청장이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는 점, 의령 군수와 30분 면담은 했지만 개인 일정에 3시간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특수본은 개인 용무를 보면서 관용차를 타고 의령에 다녀온 것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특수본은 지난달 23일 문인환 안전건설교통국장과 최원준 안전재난과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해 왔다. 특수본은 두 사람 모두 이번 참사에 업무상 과실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문 국장은 참사 직후 인명 피해 사실을 알게 됐지만 구청 차원의 대응을 적절하게 지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거 인멸 정황도 포착됐다. 그는 참사 이후 스마트폰을 교체했는데 '화장실에 빠트렸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본은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과장은 참사 당일 낮부터 사적 술자리에 참석했는데 참사 발생 2시간가량 뒤인 자정쯤 이태원에서 인명 피해가 났다는 것을 보고받았지만 현장에 가지 않고 다음날 오전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 관계자는 "박 구청장이 지역 안전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총책임자면서도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이르면 다음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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