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로 다시 태어나게 된 쓰레기 이야기, 김경균 교수
▲ 김경균 교수의 예술로 다시 태어나게 된 쓰레기 이야기.

한국예술종합힉교 미술원 디자인과 김경균 교수(58)는 4년 전 강릉으로 이주해 바닷가 쓰레기를 이용한 실험적인 정크 아트 작업을 거듭해오고 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사람들이 무심코 바다에 버린 소주병, 맥주병, 음료수병 들이다. 오랜 세월 파도에 휩쓸리며 병은 깨지고 날카로운 모서리가 뭉툭하게 달아 동글동글 영롱한 빛을 내는 보석처럼 반짝이는 상태로 변한다.

김경균 작가는 지난 3~4년 동안 강릉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을 정도의 거리, 수백㎞를 걸으면서 수집한 유리병 조각으로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들고 있다.

스튜디오 촬영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 유리알 조형물은 전시장의 대형 설치 작품은 물론이고 아트포스터, 캘린더, 티셔츠, 에코백, 머그컵 등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유리알 조형물에 친환경 메시지를 담은 스토리를 더해 '빛의 바다'라는 그림책으로 출간되어 강릉, 통영, 고창 등 여러 지역에서 전시 및 북토크 등으로 발전되어 나가고 있다.

강릉 테라로사에서는 전시 기간 동안에 아이들과 함께 유리병 조각을 주워 거대한 거북이 등 바다 생물 모양을 만들어보는 워크숍도 열었다.

김 교수는 "이런 과정을 통해 다음 세대와 소통하면서 환경보호 메시지도 자연스럽게 확산하고 싶었다"며 "함께 만든 결과물은 아름답지만 어디까지나 쓰레기를 수집하고 재활용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줄 수 있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아르디움 갤러리 전시는 지난 4년 동안 작업한 것들을 총 망라하고 정리해 보는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수집한 유리알을 한 개씩 따로 정밀하게 촬영해 1600페이지가 넘는 책자와 1600칸의 거대한 엽서장을 가득 채우는 유리알 백과사전과 아카이브를 만들었다.

물론 이 양은 지금까지 수집한 것의 30% 정도도 못 미치는 분량이라 앞으로 이 아카이빙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각각 따로 촬영한 유리알 조합을 재구성한 얼굴 포스터 연작은 버려진 쓰레기가 우리 인류를 향해 다양한 표정으로 환경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모은 유리알을 전부 사용해서 만든 폭 3m 크기의 대형 작품 2점은 이번 전시의 메인으로 하늘, 바다, 땅이 만나는 가장 원초적인 풍경을 재현하고 있어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파도소리와 바람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일 전시 오프닝에는 멋글씨 작가 강병인과 배일동 명창의 축하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김경균 교수와 호흡을 맞춰 함께 작업해온 사진 작가 문대영과의 갤러리 토크에서는지금까지의 작업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동영상 자료도 함께 제공된다.

내년 2월 말까지 이어지는 긴 전시기간 동안에는 별도의 갤러리 토크와 워크숍 등의 일정이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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