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공사장 안전관리 강화 대책 발표를 하고 있다. ⓒ 서울시

11월 14일, 서울시는 연내 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 시범운항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여의도에 서울항을 완성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서해뱃길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너머서울 기후위기대응서울모임은 기후위기 시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서울 시민들의 안전과 폭우 재난 대책을 마련하기에도 바쁜 상황에서 안전과 실효성을 이유로 이미 한 번 폐기된 사업을 다시 되살리는 오세훈 시정을 규탄하며 서울항 계획 철회를 요구한다.

이 사업은 처음 등장한 사업이 아니다. 2010년 오세훈 서울시장 재선 당시 서울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2011년 서울시의회는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관련 예산을 삭감했고, 이 후 자연성회복으로 기조가 바뀐 한강 정책으로 서울항 조성 계획은 완전히 무산되었다.

하지만 올해 4선 임기를 시작하며 한강르네상스를 다시 공약으로 강조하며 이미 한 번 폐기된 사업을 다시 꺼내 든 것이다.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는 서울항 계획을 2단계로 구상하고 있다. 1단계는 이미 10월 8일 세계불꽃축제 때부터 경인아라뱃길 김포 갑문을 통해 한강을 다녀갔고, 11월에는 주말마다 여의도 인근까지 와서 회항하고 있는 1000톤급 유람선이 정박할 수 있도록 선착장 확장 공사를 당장 내년에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2단계 사업은 여의도에 국제여객터미널을 건설해 더 큰 배들이 서해를 거쳐 중국을 오갈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인데, 문제는 먼 바다를 오갈 수 있는 만톤 이상급의 유람선은 교량과 수심 등의 한계로 한강에서 운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중국 관광객들이 인천항을 거쳐 한강에 적합한 5천톤급 유람선을 갈아타 경인아라뱃길을 통해 서울로 올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 역시 결코 작은 큐모의 배가 아니다. 우리에게 큰 슬픔을 안긴 세월호 역시 제주도를 오가는 국내용의 선박으로 6000톤급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선박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일단 사업의 실효성에 큰 문제가 있다. 오랜 시간 배를 타고 인천항으로 들어온 관광객들이 굳이 배를 갈아타고 서울까지 와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경인아라뱃길 통항규칙에는 최대속도를 10노트(시속 18.5㎞)로 제한하고 있다. 단조로운 경인 아라뱃길을 최소 한시간 이상 견뎌야 한강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5000톤급의 선박 통행을 위한 강바닥 준설(6미터) 공사, 선착장 확장, CIQ(세관·출입국관리소·검역소), 수상호텔 등 기반시설 설치 시 수질 악화와 수생태계의 막대한 피해가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수상레져 활동에 미치는 위험성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3개월동안 서울시에서는 서울이 과연 안전한 곳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났다. 8월 폭우로 주거취약자, 장애인 등 여러명이 사망하며 불평등이 곧 재난임이 드러났다.

9월에는 신당역에서 여성 노동자가 자신의 일터에서 살해당하며, 여성에게 안전한 공간은 없음을 재확인했다. 10월 29일에는 이태원 길에서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하는 믿고 싶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지금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은 이미 타당성이 없어 폐기된 사업을 되살릴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 더욱 빈번히 다가올 기후 재난을 대비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도시 안전과 기후위기시대에 역행하는 서울항 계획을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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