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저녁부터 동틀 때까지 쌍안경으로 4대 위성 관측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30개국 '100시간 천문학' 개최
10월 4일까지 관측회·유튜브특강·탄소중립 캠페인 다채

▲ 2020년 4월 궁수자리에서 만난 행성들. 오는 10월 초에는 목성이 위 사진이 촬영될 때 보다 약 2배나 더 밝게 보인다. 초저녁 동쪽 하늘에서 누구나 목성을 찾을 수 있다. 목성보다 남쪽으로 치우친 곳에서 토성도 함께 보인다. 2년 전 보다 목성과 토성사이의 거리가 10배 이상 떨어져 있다. ⓒ 손형래 작가
▲ 2020년 4월 궁수자리에서 만난 행성들. 오는 10월 초에는 목성이 위 사진이 촬영될 때 보다 약 2배나 더 밝게 보인다. 초저녁 동쪽 하늘에서 누구나 목성을 찾을 수 있다. 목성보다 남쪽으로 치우친 곳에서 토성도 함께 보인다. 2년 전 보다 목성과 토성사이의 거리가 10배 이상 떨어져 있다. ⓒ 손형래 작가

9월 말~10월 초. 태양계의 거대 행성 목성을 가장 밝고 크게 볼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오는 26일 지구가 빠르게 움직이며 목성을 추월할 때 태양-지구-목성이 일직선을 이루는 목성 충 현상이 발생한다. 지구와 목성의 거리가 70년만에 가장 가까워진다. 100년 내에 목성이 이보다 더 가까워지는 때가 없다.

이 무렵 목성의 밝기는 -2.9등급까지 증가, 가을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천체가 된다. 여름철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 '직녀성'의 밝기가 0등급인 것을 고려하면 목성은 직녀성보다도 대략 15배나 밝게 빛난다. 초저녁 동쪽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누구나 목성을 찾을 수 있다.

목성이 아무리 크고 밝아도 맨눈으로는 별처럼 보이므로 별과 구분하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망원경을 통해 본 목성의 모습은 새로운 세상이다. 7배 쌍안경 정도로 관측하면 갈릴레이가 처음 발견한 목성의 위성 4개를 볼 수 있다. 100㎜ 구경의 천체망원경으로 관찰 시 목성의 줄무늬 등 목성 표면의 다양한 모습을 관측할 수 있다.

목성의 4대 위성을 며칠간 관측하며 위치 변화를 기록하다 보면, 이 위성들이 목성 주위를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금이야 이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400년 전 갈릴레이가 이 사실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그때까지 수천년간 인류의 마음속에는 천동설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동설에 의하면 하늘의 모든 천체는 지구를 도는 것이다. 인류는 그때까지 지구 밖 하늘에 떠 있는 대상을 또 다른 천체가 돌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목성 주위의 작은 천체가 지구가 아닌 목성을 돌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갈릴레이가 목성, 금성을 망원경으로 관측하면서 발견한 사실들로부터 세상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갈릴레이의 행성 관측이 세상의 중심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한 목성. 목성의 4대 위성(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 중 3개가 보인다. 구경이 큰 망원경으로 관측 시 목성 표면의 대기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 특히 목성 표면의 대적반은 지구보다 클 정도로 그 규모가 대단하다. ⓒ 이두현 작가
▲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한 목성. 목성의 4대 위성(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 중 3개가 보인다. 구경이 큰 망원경으로 관측 시 목성 표면의 대기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 특히 목성 표면의 대적반은 지구보다 클 정도로 그 규모가 대단하다. ⓒ 이두현 작가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는 70년 만에 가장 밝고 큰 목성이 뜨는 시기에 맞춰 '100시간 천문학'의 활동으로 전국에서 무료 공개 관측회 및 천문학 특강 그리고 탄소중립 캠페인을 진행한다.

'100시간 천문학'은 천문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국제천문연맹이 매년 진행하는 공개 관측회 및 천문학 특강 프로그램이다. 이 행사는 전 세계가 참여해 24시간 내내 연속 100시간 동안 진행된다. 올해는 10월 1일부터 4일까지 전 세계 30개국 이상이 참여한다.

올해 한국에서 진행되는 '100시간 천문학'의 주제는 '불을 끄고 별을 켜요, 탄소중립 함께해요'다. 천문학 대중화 프로젝트이자 탄소중립을 위한 전기절약 캠페인으로 진행된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많은 시민이 하늘과 교감하며 우리의 천문환경과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지구의 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로 기획됐다.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에너지나눔연구소 △에너지자립마을 아파트 △출판사 △건설사 등과 공동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공개관측회, 천문도서 저자 특강, 탄소중립 특강, 절전 캠페인 등을 마련했다.

시민들은 '100시간 천문학' 활동을 통해 생활 속 평범한 삶의 공간에서 쉽게 별과 별자리를 만날 수 있다. 맨눈으로 목성 토성을 찾아보는 것뿐만 아니라 천체망원경을 통해 △토성의 고리 △목성의 위성과 표면 줄무늬 △달의 크레이터 등 다양하게 우주의 신비를 경험할 수 있다.

▲ 한국아마추어무선학회가 '100시간 천문학' 행사를 통해 목성, 토성, 달을 관측할 수 있는 공개 관측회를 연다. ⓒ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 한국아마추어무선학회가 '100시간 천문학' 행사를 통해 목성, 토성, 달을 관측할 수 있는 공개 관측회를 연다. ⓒ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관측행사는 10월 1일부터 4일까지 전국 24곳에서 진행한다. 이 기간 동안 천체망원경 110대가 동원되고 연인원 기준 120명의 천문지도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일반시민 3000명 이상이 천체망원경으로 우주를 경험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민들은 예약없이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주요 공개관측회의 일정과 장소 등 자세한 사항은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10월 3일 진행되는 천문도서 저자 특강 및 탄소중립 특강은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진행된다. 천문학과 탄소중립에 관심 있는 시민은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다. 강연시간 동안 저자 및 강연자가 온라인에서 직접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된다.


▶ 제1강은 '오늘의 천체관측' 저자 심재철·김지훈 작가가 '세상의 중심을 바꾼 갈릴레이의 행성 관측, 스마트폰 천체사진을 주제로 특강한다. 10월 3일 15:00~15:40 ☞ 유튜브 한아천, 미스터갈릴레이

▶제2강은 '별은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를 펴낸 김동훈 작가가 '나는 왜 별 여행을 떠나는가'라는 주제로 소통한다. 10월 3일 16:00~16:30 ☞ 유튜브 한아천, 별밤 스노바

▶제3강은 김현정 과학교사·심재철 에너지나눔연구소 소장이 '하나뿐인 지구의 환경 그리고 탄소중립 실천'이라는 주제의 특강한다. 10월 3일 17:00~17시 30분 ☞ 유튜브 한아천, 미스터갈릴레이


원치복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장은 "목성의 위성 관측은 하늘의 모든 천체가 지구를 돌고 있다는 천동설의 모순이 밝혀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며 "이번 100시간 천문학 공개관측 행사를 통해 많은 시민들이 우주의 신비를 느끼고, 드넓은 우주 속 하나뿐인 지구 환경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기회를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 세이프타임즈
▲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회장 원치북)가 10월 1일부터 4일까지 100시간 천문학, '불을 끄고 별을 켜요' 탄소중립 캠페인을 연다.

◇ 스마트폰으로 목성이 나온 천체사진을 찍어볼까?

목성은 가장 어두워질 때도 -1.6등급 이상의 밝기를 유지하기 때문에 밤하늘의 어떤 별보다도 항상 밝게 빛난다. 특히 황도 상에 있는 별자리의 일등성(처녀자리 스피카, 전갈자리 안타레스)보다는 10배 이상 밝다. 1년에 황도 12궁의 별자리를 하나씩 이동하며 규칙적으로 움직인다. 별자리 사이에서 행성의 정체를 확인하고 행성의 특별한 움직임을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대상이다.

별자리 사이에서 행성의 밝기 변화와 위치 변화를 기록하는 것 자체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때가 있었고, 이것을 자세히 기록한 티코 브라헤가 있었기 때문에 케플러가 타원궤도의 법칙을 확립할 수 있었고, 뉴튼의 만유인력 법칙도 탄생했다.

그런데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이런 행성의 움직임과 밝기 변화를 티코 브라헤보다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 지난 23일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목성(왼쪽 중간)과 토성(오른쪽 위) 그리고 물고기자리 포말하우트(중앙 구름 위 밝은 별). ⓒ 심재철 작가
▲ 지난 23일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목성(왼쪽 중간)과 토성(오른쪽 위) 그리고 물고기자리 포말하우트(중앙 구름 위 밝은 별). ⓒ 심재철 작가

올 가을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초저녁 동쪽 하늘을 기록해 보자. 황도 12궁 별자리 중 밝은 별이 하나도 없어서 가장 볼품없는 물고기자리에서, 목성이 70년 만에 가장 밝게 빛나며 화려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기록할 수 있다.

'100시간 천문학' 행사 기간에 사진 공모전도 개최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이 기간 동안 목성 또는 밤하늘 사진을 촬영하여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이메일(kaas0223@naver.com)로 제출하면 된다. 작품은 1인 1장만 제출 가능하다. 심사를 통해 30명 이내에서 저자가 사인한 천문도서가 상품으로 제공된다. 엄선된 사진에 대해서는 2023년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가 발행하는 천문달력에도 사용될 수 있다.

☞ 심재철 에너지나눔연구소장의 '탄소중립 생활속 실천' 특강 영상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