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T) 등 철도공기업이 직원들에게 회사 비용으로 '공짜 숙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혜자 대부분 고연봉 간부다. 코레일은 지난해 상반기 4885억원, SR은 148억원 손실을 본 가운데 공짜 숙소는 '흥청망청 경영'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두관 의원(더불어민주당·경남양산을)이 코레일로부터 받은 '원거리 출·퇴근자 임차 숙소'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직원들에게 서울·대전 등 전국에 150채의 오피스텔·아파트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기준 회사가 부담하는 전체 전세 임차 가격은 201억원, 거주자 전원 3급 이상 간부로 월세 부담없이 관리비·공과금만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 간부 150여명 가운데 가장 비싼 전세를 제공받는 직원은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는 본부장(1급) 간부 C씨였다. C씨는 5억7000만원 상당의 서울 중구 소재 D사이버빌리지 아파트를 임차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코레일은 "원거리 출·퇴근자를 배려하기 위한 숙소"라고 설명했지만 경기 수원에 사는 본부장(1급) A씨는 서울 중구에 아파트(전세가 5억7000만원)를 임차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통상적 '원거리' 기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SR이 김 의원실에 제출한 '원거리 출·퇴근자용 숙소 임차 현황' 자료에 따르면 SR 역시 전국 38개 숙소를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중 22곳(57%)이 서울 강남·송파구에 있었다. 숙소 거주자의 55% 이상이 3급 이상 간부였고, 2급 직원의 경우 두 명 중 한 명꼴로 무료 숙소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서울 강남과 송파 등 상대적으로 비싼 전세금이 필요한 상급지에 직원용 사택을 제공하는 것은 공공기관 방만 경영의 전형적 사례이자 도덕적 해이"라며 "상위직급 직원들에게 사택을 제공하는 부분도 공공기관 혁신 측면에서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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