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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년 만에 포항제철소 모든 고로가 가동 중단됐다. ⓒ 포스코

태풍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은 포스코는 경북 포항 포항제철소 고로(용광로) 3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포항제철소 모든 고로가 동시에 가동 중단에 들어간 것은 1973년 쇳물 생산을 시작한 이후 49년 만에 처음이다.

8일 포스코에 따르면 김학동 부회장을 단장으로 설비, 생산·판매, 기술, 안전 등 관련 임원들이 포함된 태풍재해복구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신속한 조업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 피해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 오는 10일경부터 고로 3기를 순차적으로 가동시킨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가 고로 운영을 중단한 것은 이번 태풍으로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제철소 내부에 있는 변전소가 침수됐기 때문이다. 변전소 침수로 정전이 되며 제철소가 올스톱됐다.

다행히 고로는 침수되지 않았지만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고로 특성상 일정 기간 가동이 멈추면 내부에 균열이 생기게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고로 내부가 굳지 않도록 보온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보온을 하더라도 이론적으로 7일이 지나면 균열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 안에 고로를 재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고로 내부에 내화 벽돌을 새로 쌓고 재가동 준비를 하는 데 3개월 이상이 걸린다.

포스코는 이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7일 이후에는 고로부터 우선 가동시킨 뒤 쇳물을 빼내 임시 적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포항제철소 운영 중단으로 하루 4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생산량을 최대한 늘려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광양제철소 생산 능력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막대한 손해는 불가피하다"며 "포항제철소의 연간 조강 생산량이 지난해 기준 1685만t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조선처럼 포스코에서 철강을 공급받는 업체들까지 연쇄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로를 재가동하더라도 제철소 내부 도로가 대부분 침수돼 제철소 완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곳곳에 토사가 쌓여 있는 데다 제철소 안에 적재했던 철광석·석탄 등 각종 철강 원료도 상당수 물에 잠겼기 때문이다.

설비동 지하에 있는 전기 설비도 침수돼 물을 모두 빼낸 뒤 설비를 수리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도 지난 6일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포항제철소를 찾아 침수지역과 변전소 등 피해 현장을 살피고 현장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최 회장은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 최대한 안전하고 신속하게 피해를 복구하고 조업을 정상화해 국가와 지역 경제에 영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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