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 1부는 지난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이규현 코치를 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이규혁의 동생이기도 한 이 코치는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코치는 5년 전에도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이 코치는 피겨 국제 대회에서 경기를 마치고 점수 발표를 기다리는 선수들의 허리를 감싸거나, 어깨나 골반 부위를 토닥이는 등 불필요한 신체접촉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담기기도 했다.

피겨스케이팅 팬들 사이에서는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당시 대한빙상경기연맹(빙상연맹)은 선수의 문제 제기가 없었다며 별다른 경고 조치 없이 넘어갔다.

빙상연맹은 언론 보도가 나기 전까지 이 코치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이 코치가 올해 지도자 등록을 하지 않았고, 피해 선수가 빙상연맹이 아닌 경찰에 직접 신고해 사건에 대해 알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빙상계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2019년 쇼트트랙의 심석희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지속적으로 강제 추행과 강간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조 전 코치는 영구 제명됐고, 지난해 12월 징역 13년형이 확정돼 복역하고 있다.

조 전 코치의 성폭행 사건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가해자는 영구 제명하고 국내·외 취업을 차단하는 등의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3년 만에 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연맹에 지도자로 등록하려면 인권 교육이 포함돼 있는 지도자 강습회를 반드시 들어야 한다"며 "지난달 중순에도 피겨·스피드스케이팅·쇼트트랙 지도자를 대상으로 교양과 인권 교육을 진행하고, 수시로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연맹이 직접 피해자를 조사하는 건 2차 가해가 될 수 있고 구속 중인 가해자와 접촉이 어렵다"며 "체육계 인권 침해와 비리 사건에 대해 조사 권한을 갖고 있는 스포츠윤리센터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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