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재샘의 O교시 지구시간] 장바구니 물가 '비상' 슬기로운 제로 웨이스트 키친
[이은재샘의 O교시 지구시간] 장바구니 물가 '비상' 슬기로운 제로 웨이스트 키친
  • 이은재 전문위원·서울 내발산초 교사
  • 승인 2022.08.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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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박의 달콤한 부분과 싱거운 부분을 따로 활용하기 위해 분리해서 통에 담았다. ⓒ 이은재
▲ 수박의 달콤한 부분과 싱거운 부분을 따로 활용하기 위해 분리해서 통에 담았다. ⓒ 이은재

여기 26이라는 숫자가 있다. 올해 8월에는 여러 요인으로 인해 신선 채소의 가격이 전년도 동월과 비교해 무려 26%나 급등했다고 한다. 원재료가 올랐으니 가공식품이나 외식 물가의 도미노식 인상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문장 그대로 '내 월급 빼고는 모든 것이 오르는' 비상 상황이다.

반면 2만이라는 숫자도 있다. 한국에서 '단 하루'에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자그마치 2만톤이라고 한다. 심지어 그중 1/4은 먹기도 전에 버려진다고 하니, 치솟는 식비에 서민들의 고충이 큰 요즘,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고공행진하는 장바구니 물가를 원망만 하고 있기에는 하루 세끼는 어김없이 돌아온다. 그것도 너무 자주. 이제는 지구를 위해서도, 내 지갑을 위해서도 버려지는 식자재의 고삐를 쥐어야 할 때다. 유용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 (좌)수박의 싱거운 부분을 갈아 만든 시원한 수박주스, (우)수박 속껍질 무침 ⓒ 이은재
▲ 수박의 싱거운 부분을 갈아 만든 시원한 수박주스(왼쪽)와 수박 속껍질 무침. ⓒ 이은재

1. 수박, 어디까지 먹을 수 있을까?

여름철 대표 과일 수박은 커다란 덩치만큼이나 버려지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낭비를 줄이고 수박을 알뜰하고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다.

수박을 손질할 때 위 <사진>처럼 빨간 부분과 흰색이 섞인 부분을 나누어서 담는다. 빨갛게 익은 부분은 맛있게 먹으면 되고, 그럼 흰색이 섞인 부분으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은 그냥 먹으면 달지 않고 싱겁지만, 차갑게 식힌 뒤 믹서에 갈아 주스로 마시면 의외로 달고 시원한 수박 주스가 된다. 태국의 수박 주스 '땡모반'이 전혀 부럽지 않은 순간이다.

수박의 변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박의 딱딱한 겉껍질을 제거하고 남은 연두색 과육 부분을 얇게 썰어 무치면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훌륭한 반찬이 된다. 소금과 넣어 절인 뒤 수분을 짜낸 후 고춧가루, 고추장, 매실청, 다진 마늘 등을 넣어서 한국식 무침을 만들 수도 있고, 방울토마토와 다진 땅콩, 액젓, 레몬즙 등으로 버무리면 태국식 샐러드 '쏨땀'과도 식감과 맛이 비슷하다.

▲ 커다란 양배추 한통으로 코울슬로를 만들자 부피가 반으로 줄었다. ⓒ 이은재
▲ 커다란 양배추 한통으로 코울슬로를 만들자 부피가 반으로 줄었다. ⓒ 이은재

2. 양배추 한 덩이 쉽게 소진하는 법

양배추는 섬유질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가격까지 저렴한 식재료지만 단점도 있다. 1~2인 가구의 경우 양배추 한 통을 구매하면 너무 양이 많아서 끝까지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때도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 부피를 확 줄이는 음식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모 유명 치킨 체인점의 사이드 디쉬로도 유명한 '코울슬로'다.

양배추를 채칼로 썰면 금세 수북하게 쌓인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수분이라서 소금을 넣어 20분가량 절이면 부피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절인 양배추 채의 물기를 충분히 제거한 후 마요네즈(채식주의자라면 비건 마요 추천), 식초 소금을 적절히 넣어서 맛을 내면 끝이다. 사진처럼 적양배추를 사용한다면 색감이 더 예뻐진다.

▲ 과일과 채소의 표면을 깨끗하게 씻어 껍질째 섭취하는 모습 ⓒ 이은재
▲ 과일과 채소의 표면을 깨끗하게 씻어 껍질째 섭취하는 모습. ⓒ 이은재

3. 과일, 채소 껍질째 먹기

매크로비오틱이라는 조리법이 있다. 제철 채소를 뿌리부터 껍질까지 통째로 섭취해야 그 영양을 온전히 섭취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조리법이다. 우리는 부엌에서 과일과 채소의 껍질을 벗겨내곤 하는데 사실 과채의 영양분은 껍질에 집중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우리는 어쩌면 '더 예쁘게 보이기 위해',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라는 사소한(?) 이유로 가장 영양가 있는 부분을 깎아내어 버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매크로비오틱의 관점은 제로 웨이스트와도 연결된다.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부분인 껍질을 벗겨내면 은근 적은 양이 아니며 그것이 그대로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는 것은 큰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과일과 채소를 깨끗하게 씻은 뒤 껍질의 맛과 영양까지 온전히 즐겨 보는 건 어떨까?

지구의 한 편에서는 극심한 가뭄이, 한 편에서는 예측 불가 폭우가 쏟아지는 8월이다. 해가 갈수록 기후 위기가 피부로 체감된다. 가까운 미래에는 나라마다 '식량'을 지켜야 한다는 '식량 안보(Food Security)'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 것이 예측된다. 그런데도 귀한 식량 중 많은 부분이 무용하게 버려지고 쓰레기가 되고 마는 작금의 아이러니를 끊어야 할 때다.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시작해야 한다. 부엌에서도 각자만의 '제로 웨이스트'가 간절히 필요한 이유다. 필요한 것은 오직 창의성, 그리고 유연함이다.

▲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며 최근 환경 에세이 '별일 아닌데 뿌듯합니다'를 출간한 이은재 교사 ⓒ 세이프타임즈
▲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며 환경 에세이 별일 아닌데 뿌듯합니다를 펴낸 이은재 교사. ⓒ 세이프타임즈

■ 이은재 전문위원 =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서울내발산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2017년부터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으며 최근 환경 에세이 '별일 아닌데 뿌듯합니다'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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