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협회 "이송부터 전원까지 진상조사" 촉구
경실련 "복지부 유명무실 인증평가, 지원금 재점검"

▲ 서울아산병원 전경 ⓒ 서울아산병원
▲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지만 수술을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 서울아산병원

지난달 24일 새벽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A씨는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A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수술할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수술 골든타임을 놓친 A씨는 결국 사망했다.

국내 의료전달체계에서 최상위 단계인 상급종합병원에서 종사자의 응급상황조차 처리하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정부의 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인 1등급을 받은 상급종합병원이기 때문이다.

대한간호협회는 3일 "고인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에 대한 공식적이고 책임있는 입장 표명이 없어 여러 의혹과 주장들이 있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서울아산병원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간호사 사망 사고는 우리나라 의사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 준 중대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아산병원은 정부로부터 의료질평가지원금뿐만 아니라 수가 인센티브 등 막대한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전문의사의 휴가로 의료공백 상황이 발생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관리감독 기관인 복지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시민사회단체도 성명을 발표하고 강하게 질타했다.

경실련은 "코로나19로 드러난 부실한 공공의료체계에 이어 부실한 응급의료 대응체계와 부족한 의사 인력 등 우리 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재확인시켜주었다"며 "국내 최대 병상 규모를 자랑하는 병원의 의사 부족 현상이 이러한데 다른 병원과 지방병원의 수준은 드러나지 않았을 뿐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명무실한 의료기관 인증평가와 지원금 지급체계도 재점검해야 한다"며 "병원 종사자의 생명도 살리지 못하는 의료기관이 어떻게 정부 인증 1등급 병원이 되었는지, 이런 병원을 국민이 어떻게 믿고 이용하라는 것인지 정부는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에서 응급 치료를 위한 뇌혈관조영술을 통한 색전술 시도 등 다양한 의학적 노력을 했지만 불가피하게 전원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며 "응급시스템을 재점검해 직원과 환자 안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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