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 유희정 교수팀이 자폐증의 원인과 관련 있는 새로운 유전자 변이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 분당서울대병원
▲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팀이 자폐증의 원인과 관련 있는 새로운 유전자 변이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자폐증 발생에는 유전자의 변이가 큰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다양한 유전자의 변이 중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지, 생애 초기 뇌발달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세계적으로 아직 밝히지 못한 상태다.

그 결과 사회성 결핍이나 의사소통 장애 등 핵심 자폐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없었다. 자폐 증상이 있는 사람의 가족은 충동성이나 불안 같은 증상이 있을 때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교수팀은 자폐증을 가진 사람과 가족으로 이뤄진 대규모 유전체 연구를 통해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은 유전체 영역인 비부호화 영역에서 중요한 변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유전체 데이터의 98%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단백질을 직접적으로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연구에서 배제됐던 유전체 영역인 비부호화(Non-coding) 영역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이를 위해 연구에 적합한 자폐증을 가진 사람과 가족 813명으로부터 혈액을 공여 받아 유전체를 분석하고 인간 줄기세포를 제작해 태아기 신경세포를 재현했다.

연구 결과 생애 초기 신경 발달 단계에서 삼차원 공간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비부호화 영역에 있는 유전변이가 멀리 떨어져 있는 유전자 변이에도 원격으로 영향을 미침으로써 뇌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 연구는 자폐증의 근본 원인을 밝히기 위한 유전체 연구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해야하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조명하고 있다.

유전자 변이가 뇌발달에 미치는 변화를 재현해 기존 단백질을 부호화하는 영역에만 집중됐던 자폐증 연구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학술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기존 북미와 유럽 위주로 진행되던 자폐 유전체 연구에서 벗어나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전장-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코호트를 구축하고 유전체 분석 모델 기틀을 마련해 향후 자폐증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논문은 세계적인 정신의학 학술지인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됐고 서경배과학재단, 한국연구재단, 보건산업진흥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유희정 교수팀은 이정호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최정균 바이오·뇌공학과 교수, 김은준 기초과학연구원 단장,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이다.

유희정 교수는 "한국인의 자폐증 당사자와 가족 고유의 데이터를 활용해 자폐증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첫걸음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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