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의 간판 제품을 디자인해온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애플과 계약을 끝냈다. ⓒ 연합뉴스
▲ 애플의 간판 제품을 디자인해온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애플과 계약을 끝냈다. ⓒ 연합뉴스

1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애플과 아이브가 협업 관계를 끝내기로 합의했다.

30년간 애플 제품의 고유한 디자인 정체성 확립에 기여해온 아이브와 애플의 관계는 이로써 끝났다.

애플의 최고디자인책임자였던 아이브는 2019년 하반기 애플에서 퇴사한 뒤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을 설립했다. 애플은 러브프롬과 컨설팅 계약을 맺고 일해왔는데 이 계약을 종결한 것이다.

애플은 아이브의 퇴사 후 러브프롬에 1억달러(1304억원)가 넘는 액수를 지급하고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들 관계자는 전했다.

이 계약으로 러브프롬은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지만 동시에 애플이 경쟁사로 여기는 회사의 일감을 따낼 수 없었다.

일부 애플 경영진은 아이브에게 지급하는 돈의 액수가 너무 많다고 불만을 가졌고 몇몇 애플 디자이너가 퇴사한 뒤 러브프롬에 합류하며 좌절감이 커졌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아이브 역시 애플의 승인 없이도 다른 고객과 일할 수 있는 자유를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양측은 계약 갱신일이 다가오자 이를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아이브는 애플의 공동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가 '영혼의 단짝'으로 여긴 인물이다.

회사에서 쫓겨났다가 부도 직전의 애플에 다시 복귀한 잡스는 애플 부활의 동반자로 아이브를 선택했고 아이브는 혁신적인 디자인의 아이맥·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애플워치 등을 줄줄이 내놓으며 애플의 고유한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했다.

군더더기 없는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에 세련미·기능성·사용 편의성 등을 결합한 애플의 디자인 정체성은 아이브의 지휘 아래 확립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잡스의 사후 애플의 사령탑에 오른 팀 쿡 CEO는 디자인 혁신보다는 매출 증대에 경영에 초점을 맞췄고 여기에 아이브는 환멸을 느끼게 됐다고 NYT는 전했다.

러브프롬 관계자는 "에어비앤비·페라리 등 기존 고객과의 협업 관계는 계속 이어나가고 아이브도 찰스 왕세자가 운영하는 기후변화 관련 비영리단체 지속가능 시장 이니셔티브와 개인적으로 해온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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