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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조 서울전기지부 조합원 12명이 집단 산재 신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건설노조

한국전력공사 하청회사 소속 전기 노동자들이 과도한 무게의 장비를 매고 고공에서 작업을 하다 골격계 질환을 얻었다며 집단 산재를 신청했다.

1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서울전기지부 조합원 12명은 근로복지공단 서울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전은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를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전 노동자가 전봇대 설치·보수 작업을 하려면 안전보호구·로프 등 최대 30㎏에 달하는 장비와 자재를 메고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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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전 노동자가 장비를 허리에 메고 전봇대에 오르고 있다. ⓒ 건설노조

이날 산재를 신청한 노동자 12명의 평균 나이는 56.6세, 평균 경력은 27년이다.

이들은 회전근개 파열, 유착성 피막염, 경추 추간판 탈출증, 척추 전방전위증 등 모두 근골격계 질환을 원인으로 산재를 신청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은 전기 노동자들의 목숨과 팔, 다리를 내주고 빛을 밝혔다"며 "전기 노동자들은 2만2900V 고압을 오가며 자칫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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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연출 건설노조 서울전기지부장이 현장 발언하고 있다. ⓒ 건설노조

정연출 건설노조 서울전기지부장은 "2년 주기로 입·낙찰 받는 업체에 소속된 하청 노동자 신세였기 때문에 산재보험은 꿈도 꿀 수 없었다"며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한전이 알게 돼 있는데 벌점이 쌓이면 다음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보니 배전 하청 업체는 산재 처리를 해주지 않으려 한다"고 배전 현장에 만연한 하도급 구조를 지적했다.

배전 노동자 정관모 씨는 "30년 동안 일해왔는데 2년 전부터 어깨에 심한 통증을 느껴 검사를 해보니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도 회사 측에서는 산재로 올릴 사안이 아니라고 말했다"며 그동안 산재 신청 자체를 할 수 없었던 사연을 말했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가정과 회사에서 냉방기구가 돌아갈 수 있는 것은 모두 전기 노동자들 덕분"이라며 "정작 골병으로 시들어가고 있는 그들을 위해 한전은 제대로 된 해답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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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전 노동자 정관모 씨가 현장 발언 후 오른쪽 어깨의 수술 자국을 보여주고 있다. ⓒ 건설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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