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1교대 근무 방식 전환 '묵살' 규탄대회
관용차 타고 국궁장 즐긴 서장 인사 '도마'
소방관 "불통 서울소방본부장 탄핵" 요구

▲ 사진설명 ⓒ 세이프타임즈
▲ 11일 서울소방노조가 3조1교대 근무방식 전환 요구를 묵살하고 있는 지휘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지현 기자

11일 오전 11시 서울소방재난본부 정문. 근무후 휴식을 취해야 할 소방관들이 속속 모여 들기 시작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 서울본부(본부장 백호상) 노조원과 비노조원 등 100여명이 폭염에 속속 모였다.

"소방관은 살고 싶다. 3조1교대 즉시시행, 구급대 4조2교대 추진."

'국민영웅'으로 불리는 소방관. 얼굴과 손에 땀이 범벅이 된 이들의 손에는 이같은 내용이 적힌 손 팻말이 들려져 있었다.

'살고 싶다'는 절박한 표정이 얼굴에 그대로 묻어났다.

공노총 소방노조 서울본부는 이날 규탄대회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안전과 소방관의 생명, 당비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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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소방노조 관계자가 '살고 싶다'는 팻말을 들고 3조1교대 즉시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 김지현 기자

소방관들의 애절한 요구를 묵살하자 최태영 서울소방본부장을 규탄하고, 탄핵하기 위해 공무원 신분에도 불구하고 의기투합해 목청을 높였다.

한 소방관은 "우리는 그동안 혹독한 근무환경 속에서 말없이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평균수명 58.8세뿐 아니라 수면장애,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와 함께 하는 일상이 되고 있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서울소방본부가 시행하고 있는 3조2교대 '주간-야간-당번-비번'의 불규칙한 근무는 생체리듬을 깨트려 피로 누적을 동반한다고 주장했다.

소방관의 '주-야-당' 근무는 특히 인간의 면역체계를 파괴해 질병과 안전사고 확률을 높인다.

소방관 안전사고 비율(2019~2020)을 보면 3조1교대는 2%, 3조2교대는 2.3%다.

단순 비율로 보면 큰 차이가 없지만 실제 건수로 보면 안전사고(순직자 포함) 191명 중 3조1교대는 56명, 3조2교대는 132명으로 2.3배나 많다. 이들 대부분이 하위직 현장대원들이다.

이 때문에 해외 주요 국가 소방서와 국내 타기관 교대근무 또한 대부분 4조2교대, 3조1교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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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서울소방노조가 3조1교대 근무방식 전환 요구를 묵살하고 있는 지휘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지현 기자

소방청의 교대근무 관련 연구자료를 보면 '3조2교대'보다 '3조1교대'가 재난현장의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고, 소방관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올해 실시된 현장 소방관 교대근무 방식 개선 설문조사도 소방관의 70.2%가 '3조1교대'를 선호하고 있다. 마포소방서가 2016년 시행했던 '3조1교대' 시범운영에 대해 직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소방노조는 지속적으로 '3조1교대' 시행을 요청해 왔다. '3조1교대'는 추가 인원의 보충 없이 현 인원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소방관의 안전이 곧 국민의 안전"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소방관의 생명과 건강한 삶을 위해 '당비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호소했다.

'3조1교대'는 재난 대응력 향상, 소방서비스 질 향상, 국민의 안전, 소방관의 생명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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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준 서울소방노조 중부지부장이 3조1교대 근무를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 김지현 기자

백호상 공노총 소방노조 서울본부장은 "이같은 사실은 소방청과 소방본부 모두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지휘부 갑질과 불통도 강하게 비판했다. 한 소방관은 "지금 대한민국은 현장을 모르는 간부후보생들의 집단이기주의에 빠진 잘못된 판단으로 대형화재사고 대응부실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대원의 사망, 부상자 급증에 따른 교대근무 어려움으로 개선을 요구하는 3조1교대 전환을 차일피일 미루는 불통 서울소방본부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탄대회는 지휘부 갑질도 도마에 올랐다. 관용차 사유화 논란의 당사자를 솜방망이 처벌해 지휘부끼리 감싸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강서소방서장은 관용차를 이용해 주말에 경기 지역에서 국궁을 즐긴 것이 들통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소방본부는 당사자를 임시로 소방학교로 전보조치, 오히려 진급에 유리한 부서로 배치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서울소방본부장은 이같은 문제에 불구 노조와 만남을 거부하는 불통 본부장으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준 서울본부 중부지부장은 근무체계 개선을 촉구하며 삭발을 하며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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