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진, 이효정, 엄근용, 이혜진, 위찬우 교수. ⓒ 분당서울대병원
▲ 분당서울대병원은 국가건강검진에서 구강검진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두경부암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정우진, 이효정, 엄근용, 이혜진, 위찬우 교수. ⓒ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국가건강검진에서 구강검진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두경부암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1일 밝혔다.

정우진 이비인후과 교수, 이효정 치과 교수, 엄근용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이혜진 가정의학과 교수·위찬우 보라매병원 교수)에 따르면 국가건강검진에서 구강검진을 받지 않고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환자들은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16%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경부암은 우리 몸의 머리와 목에서 뇌와 눈, 식도를 제외한 입·코·혀·목·침샘 등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총칭하는 질환이다. 후두암, 구강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등이 대표적이다.

숨을 쉬거나 먹고 말하는 부위에 생기는 암이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질수록 낮은 생존율은 물론 암 치료 후 발성이나 식이, 연하 등 신체 기능에 장애를 남기고 얼굴 외관도 달라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두경부암은 연간 5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증가세도 상당히 가파르다. 하지만 발병 부위에 따라 명칭이 다양해 두경부암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이며 아직까지 국가암검진 사업의 대상 항목에서도 빠져 있어 말기에 이르러 발견하게 되는 환자도 많다.

이에 연구팀은 2003년~2004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의 환자 40만명의 데이터를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24만2955명과 구강검진을 추가로 받은 16만5292명으로 구분해 두경부암 발병 여부를 10년간 추적·관찰해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그룹은 구강검진을 추가로 받은 그룹에 비해 두경부암의 발생률이 16% 가량 높았으며 특히 구인두암과 구강암에서는 위험도가 48%, 2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경부암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성별, 나이, 기타 질환, 흡연·음주 여부 등의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다.

수진자들이 치과 전문의의 검진과 교육을 통해 구강위생에 악영향을 미치는 음주, 흡연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거나 치아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며 구강 내의 염증, 인유두종 바이러스 등을 감소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이러한 인자들의 영향을 받는 두경부암도 발생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효정 치과 교수는 "국민 대부분을 아우르는 국가건강검진에서 구강검진만 추가해도 두경부암의 위험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연구 의미가 깊다"며 "국민들을 대상으로 구강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수진자를 대상으로 구강검진을 장려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엄근용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두경부암은 환자 수도 상당히 많고 증가세도 가파른 반면 환자들의 경각심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며 "국가암검진 대상도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구강검진과 관리를 통해 위험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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