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세종충남대병원 김봉직 교수
421례 이식술 연구통해 '난청 유전자' 세계 최초 발표

▲ 분당서울대병원은 달팽이관 무형성증 환자도 인공와우 전극을 삽입하는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왼쪽)와 김봉직 세종충남대병원 교수. ⓒ 분당서울대병원
▲ 분당서울대병원은 달팽이관 무형성증 환자도 인공와우 전극을 삽입하는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왼쪽)와 김봉직 세종충남대병원 교수. ⓒ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달팽이관 무형성증 환자도 인공와우 전극을 삽입하는 시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29일 밝혔다.

최 교수는 세종충남대병원 김봉직 교수와 공동연구로 달팽이관이 형성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인공와우 이식술의 장기 성적 연구결과를 세계 최초 발표했다.

달팽이관의 기형이 심할 경우에는 보청기로 아무리 소리를 증폭시켜도 들리지 않기 때문에 청신경에 직접 자극을 줘 말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꿔 소리를 들리게 하는 인공와우 이식술을 진행한다.

달팽이관 무형성증 환아는 인공와우 전극이 삽입되는 달팽이관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인공와우 이식술은 '그림의 떡'이었다.

최병윤 교수팀은 인공와우 전극을 달팽이관 바로 옆에 있는 전정기관에 삽입하는 수술을 시도했을 뿐만 아니라 장기간 추적관찰을 통해 수술의 효과성이 달팽이관에 삽입하는 일반적인 인공와우 이식술과 동등한 수준인 것을 세계 최초 입증했다.

최 교수팀은 달팽이관 무형성증 환자 6명의 전정기관에 인공와우 전극 삽입 가능성과 안정성을 파악하기 위해 와우전정신경의 상태를 검사한 후 환자별 최적의 전극 위치를 찾아 인공와우를 삽입했다.

아울러 △CAP 스코어(Categories of Auditory Performance) △단어·문장 인식 △발음 등 평균 6년간의 추적·관찰 등을 하며 환자의 청력을 검사했다.

연구 결과 환자 6명 모두 수술 후 4년 이내 짧은 문장은 입모양을 보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인 CAP5를 달성했고 3명은 최고 수준의 청취능력 등급이자 전화통화까지 가능한 CAP7을 받았다.

수술 후 3년 이내 단어·문장 인식과 발음에서도 절반 이상을 인식할 수 있었고 7년 이내 인공와우 이식술을 받은 기형 없는 환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호전됐다.

연구 결과에 따라 달팽이관이 없는 환아에게도 인공와우 이식술을 진행하고 추적·관찰한다면 청력과 언어발달 장애를 조기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교수는 "달팽이관 무형성증 환아에게 성공적인 인공와우 이식술을 하기 위해서는 와우전정신경의 상태와 수술 중 전기적으로 유발된 복합활동 전위를 고려해 전극을 이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수팀은 분자유전학적진단을 활용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된 421례의 인공와우 이식술 사례를 분석한 결과 달팽이관 무형성증을 유발하는 난청 유전자가 'GREB1L'이라는 것을 세계 최초 규명했다.

달팽이관 무형성증의 60%에서 GREB1L 유전자 변이를 확인했고 이 유전자는 우열·분리·독립의 법칙같은 멘델 법칙을 따르지 않는 유전양식을 갖는다는 것도 규명했다.

연구 결과들은 이비인후과 분야 SCI급 국제학술지인 'Clinical Otorhinolaryngoloy'와 '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됐다.

최 교수팀은 "검사결과에서 GREB1L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고 와우전정신경 상태가 나쁘지 않다면 환자는 전정기관에 인공와우전극을 조기에 이식받아 청력과 언어발달의 문제 없이 자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종충남대병원 김봉직 이비인후과 교수는 "GREB1L 유전자의 변이는 달팽이관 무형성증을 야기하는 주된 원인"이라며 "달팽이관 무형성증을 포함한 난청을 야기하는 유전자들을 밝히기 위해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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