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간 어린이들이 지진으로 파괴된 집 근처에 서 있다. ⓒ AP
▲ 아프간 어린이들이 지진으로 파괴된 집을 바라보고 있다. ⓒ AP

아프가니스탄 남동부에서 규모 5.9의 강진이 발생해 1000명 이상이 숨졌다.

22일(현지시간) 아프간 탈레반 재난당국에 따르면 오전 1시 24분 규모 5.9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1000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1500명 이상이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SMC)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지역(진앙)은 아프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인근인 파크티카주다.

ESMC는 "진원의 깊이는 10㎞에 불과하지만 지진의 위력이 대단해 수도 카불은 물론 파키스탄·인도 북부에서도 흔들림을 느낄 수 있었다"며 진원지로부터 500㎞ 범위에 있는 1억1900만명이 진동을 감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앙은 인구 9만6000여명의 도시 호스트에서 남서쪽으로 37㎞ 떨어진 곳이다. 인근 호스트주 등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한데다 산간 외딴곳의 피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은 상황이라 사상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NS 등에 올라온 사진에서는 가옥들이 무너져 돌무더기가 됐고 시신들은 담요에 덮인 채 땅에 놓여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무너진 주택에 깔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민 후자이파 파크티카주 탈레반 정부 문화공보국장은 "사람들이 무덤을 파고 또 파고 있다"며 참담한 현지 상황을 전했다.

현지 가옥은 대부분 흙벽돌로 얼기설기 지어진 탓에 홍수나 지진이 발생하면 쉽게 무너져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곤 한다. 특히 이번 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얕은 편인데다가 주민이 잠든 한밤중에 발생해 피해가 더욱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 지역 기자는 BBC뉴스에서 "거리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통곡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탈레반 당국은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구조와 수색에 나섰다. 피해 지역에 의약품 등 구호 물품도 전달되고 있다.

히바툴라 아쿤드자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는 성명을 내고 유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총리 대행은 긴급 내각회의를 소집하고 희생자 지원 등을 위해 10억아프가니(145억원)를 책정했다.

유엔·유럽연합 등 국제기구, 이웃나라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피해 지역 주민을 위한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부 구호팀은 이미 현장으로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나스 하카니 탈레반 정부 관리는 "국제사회와 구호단체가 심각한 상황에 처한 우리 국민을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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