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잃습니다
마음이 울적해집니다|
함께했으면 하는 날이 많아서
끝내 하지 못한 말이 남아서
마음이 시립니다
사는 게 그런 거라고
보이지 않는 게 아픔이라고
일도 사랑도 그런 거라고
일렁이는 가슴 쓰다듬어도
진정되지 않습니다
떠나고 만나고
기뻐하고 웃고 울어도
먼 하늘처럼 아득해집니다
우주 아래
외로움도 기둥이 되어
나를 찾아옵니다
바람도 언덕이 되고
빗물도 강물이 되어
아직 하지 못한 말을
높여 흐르게 합니다
드러내지 못한
언어를 꺼내봅니다
옅은 기억을 더듬어
한 사람을 불러봅니다
아침이 찾아오면
감정도 무뎌지고
보고픔도 멈추게 되겠죠
모든 날이
일렁이는 삶입니다
사랑고 그렇고
이별도 그렇고
밤하늘의 별도 그렇습니다
흩날리는 바람이
살가운 날이면
그대에게 못한 말이
가슴을 때립니다
우린 언제쯤 다시 만나
숨겨둔 말을 이어갈까요
주름진 일상에
빛 고운 물결 일렁이게 하는
한 사람을 잃었습니다
지는 저녁해가 그렇듯
내 마음이 가엾습니다
함께였으면 하는 날이 있어서
끝내 전하지 못한 말이 남아서
그렇게 일렁입니다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경기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