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나서
내 가슴에 꽃이 폈다
세상이 환했다
그 봄날에
떨림은 꽃잎처럼 흩날렸고
지상은 낙원이었다
설레고 꿈결 같았던 시간은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처럼 감미로웠다
모든 게 기쁨이고
축복이었다
봄햇살처럼 영혼도
기지개를 켜고
힘겨움도 상처 없이
웃어 넘겼다
그것은 하늘이 내린
선물이었다
네 고운 얼굴이
그랬다
너를 잃고서
마음에 멍울이 맺혔다
세상이 암울했다
그 겨울이
어두운 산등이처럼 굽었고
지상은 절망이었다
눈물로 밀어내는 네 손길에
갖고 있던 꿈조차
의미 없어 내려놓았다
모든 게 우울했고
아픔이었다
해 질 녘 그림자처럼
어둠이 내렸다
즐거운 소식 있어도
울면서 흘렸다
그것은 나에게 힘든
악몽이었다
네 슬픈 얼굴이
그랬다
너를 만나서
좋았다
부러울 게 없었다
벚꽃 피고 질 때마냥
눈꽃 일고 사그라질 때처럼
살갑고 애련하게
가슴이
뛰고 저려서
세상이 환했다
마음이 아렸다
너를 만나서
그랬다
가슴에 꽃도 피고
멍울도 맺혔다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경기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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