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고농도 오존 마스크도 무용지물, 외출 삼가해야"

▲ 28일 오후 4시 현재 에어코리아가 수도권과 부산지역의 오존상태가 '나쁨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 에어코리아
▲ 28일 오후 4시 현재 에어코리아가 수도권과 부산지역의 오존상태가 '나쁨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 환경부 에어코리아

"오존의 농도 상태가 심각한 상황인데 도대체 서울시는 소풍을 갔나? 도대체 공무원들은 정신이 있는지 모르겠다." 

28일 환경 전문가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류하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서울 도심권과 경기 중부권에 인체에 유해한 오존이 '습격', 하루종일 심각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확인한 오후였다.

"하루종일 지방선거 문자로 짜증스러웠다"는 환경 전문가 박모씨(48)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오존 주의보 문자메시지라도 보냈다면 오늘같은 날 절대 밖에 나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오존(Ozone·O₃)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미세먼지 걱정이 없는 청명한 대기질을 만끽할 수 있을 때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세이프타임즈가 28일 환경부가 운영하는 '에어코리아'를 확인한 결과 오후 4시 기준 수도권과 부산 지역의 오존이 '나쁨상태'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존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대기 중에 적당량이 있으면 강력한 산화력이 있어 살균·탈취작용을 한다. 성층권(지상 10~50㎞)의 오존은 해로운 단파장의 자외선을 막아주는 '이로운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지표 근처의 고농도 오존은 인간과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주는 '해로운 물질'이다. 고농도 오존은 강력한 산화제로 호흡기·폐·눈 등 감각기관에 강한 자극으로 손상을 준다. 질소산화물(NOx),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이 강한 자외선과 반응해 생성되는 '오염물질'로 돌변한다.

이같은 '고농도 오존'은 자동차 배기가스나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햇빛을 받아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성된다. 햇빛이 강한 오후 습도가 낮고 풍속이 약한 안정적인 기상 조건에서 주로 발생된다.

▲  2022년 5월까지 지역별 오존주의보 발령 현황. ⓒ 환경부 에어코리아
▲ 2022년 5월 기준 지역별 오존주의보 발령 현황. ⓒ 환경부

시기적으로는 자외선 강도가 강할수록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 연중 자외선 강도가 강한 늦봄부터 여름까지 오후 2~7시에 주로 발생된다. 지자체가 발령하는 오존주의보는 4~7월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대기 중 고농도 오존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신속히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오존경보제를 시행하고 있다. 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1995년 7월 서울지역을 시작으로 실시했고 매년 대상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오존경보제는 오존농도가 일정 기준을 초과할 때 오존농도를 1시간 평균 기준으로 △주의보 0.12ppm 이상 △경보 0.3ppm 이상 △중대경보 0.5ppm 이상 시 발령한다. 각 단계에 따라 대응요령도 달리해야 한다.

올해 오존주의보는 모두 137회 발령됐다. 산업화로 인한 대기오염이 지속적으로 증가할수록 고농도 오존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 연도별 오존주의보 발령 현황. ⓒ 환경부 에어코리아
▲ 연도별 오존주의보 발령 현황. ⓒ 환경부 에어코리아

지역별로는 28일 오후 5시 기준 △강원 7 △경남 30 △경북 14 △대구 2 △부산 6 △세종 1 △울산 16 △인천 4 △전남 22 △전북 2 △충남 11 △충북 8회가 발령됐다.

서울은 6회, 경기 10회가 발령됐다. 서울 도심권역과 경기 중부권은 이날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미세먼지(PM10·PM2.5)는 희뿌연 대기를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마스크(KF) 등의 간이용품으로 미세먼지는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고 일정 시간 이상 노출돼야 위해성이 있지만 오존은 다르다.

오존은 무색으로 눈에 보이지 않고 마스크 등에도 효과가 없다. 일정 농도 이상에서는 즉시 인체에 해를 끼친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오존은 입자성 물질인 미세먼지와 달리 가스 상태로 존재하기에 마스크로는 차단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노출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이처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오존이 이날 서울 도심권역과 경기 중부권을 강타했지만 서울시는 오존에 대한 '적극행정'을 포기한 듯 했다. 시민과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이런 무사안일한 행정을 질타했다.

시민 정모씨(54)는 "공무원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거에만 정신이 나가 있고, 시민들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오존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온이 30도 이상이고 바람이 적고 햇빛이 강한 경우 오후시간에는 가급적 실외활동을 삼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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