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붕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이 자금세탁 금융사기 방지 학술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 경찰대학 유튜브
▲ 이해붕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이 자금세탁 금융사기 방지 학술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 경찰대학 유튜브

"국민들이 보이스피싱을 피할 수 있는 딱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사람이 되는 것이다. 물고기들만 미끼를 문다. 미끼문자를 보낸다고 해서 그걸 덥석 물면 사람이 아니다."

이해붕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 '자금세탁 금융사기 방지 학술 콘퍼런스'에서의 이같은 발언이 서울신문을 통해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두나무와 경찰대학 치안데이터 과학연구세터가 주축이 돼 열린 컨퍼런스에서 그는 '디지털 자산을 이용한 금융 범죄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보이스 피싱 피해자를 물고기'에 비유했다. 금융감독원 출신으로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고위직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업비트는 지난해 투자 열풍으로 하루 거래금액이 40조원을 넘기도 했다. 두나무 자산은 투자자 현금 예치금를 비롯해 무려 10조8200억원에 달한다. 1년전과 비교해 8배나 증가했다.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대기업이다. 콘퍼런스에 참석자가 해당 발언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자 이 센터장의 해명은 더 안이하다.

그는 "낚시와 연결 지어 말한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해명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아닌 되레 피해자를 탓하는 발언, 업비트의 투자자 보호 의지에 의구심이 들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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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붕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이 자금세탁 금융사기 방지 학술 콘퍼런스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 두나무

경찰을 비롯해 투자자들은 '피해자에 대한 모욕'이라는 반응이다.

경찰청의 한 고위 간부는 "보이스피싱은 피해자의 절박함을 이용하는데 매번 수법이 진화하고 있어 금융당국이나 사법당국에서도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의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피해자를 비난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감독원 핀테크현장지원자문역 부국장 출신이다. 지난해 7월 업비트로 이직하면서 '금피아' 논란이 일었다. 금융당국의 고위 공직자가 공직자 윤리를 외면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두나무가 '투자자 보호 책임을 다하겠다'며 100억원을 투입한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의 책임자로 이적한 뒤 발언을 보면 무책임한 '금피아'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금융기관과 경찰 등 대한민국은 지금은 지금 '보이스피싱'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센터장은 누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보이스피싱 피해로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살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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