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 감정위원 3명 공정 업무 방해 경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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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정의실천연합이 의료중재원 공정성, 투명성 촉구 환자시민단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경실련

환자와 의료진의 의료분쟁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해결하기 위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의료과실을 은폐 조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료중재원은 의료분쟁의 발생시 소송은 금전과 시간상의 부담이 크고 무엇보다 피해자가 직접 의료사고의 원인이나 의료인 과실 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설립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일 '의료중재원 공정성, 투명성 촉구 환자시민단체 기자회견'을 열고 "관리감독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의료중재원 감정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의료중재원은 감정부 구성 과정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중재원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의료과실 여부, 행위와 사고 간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감정 업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의료과실이 있다는 감정 소견이 최종 감정서에서 누락됐다는 것이다.

지난 1월 17일 경실련은 피해자와 공동으로 최종 감정서 작성을 담당하는 상임 감정위원 3명에 대해 의료중재원의 공정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 6일 의료중재원 압수수색을 진행해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이 의료중재원 공정성, 투명성 촉구 환자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경실련
▲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이 의료중재원 공정성, 투명성 촉구 환자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경실련
▲ 송기민 경실련 정책위원이 의료중재원 공정성, 투명성 촉구 환자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경실련
▲ 송기민 경실련 정책위원이 의료중재원 공정성, 투명성 촉구 환자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경실련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 첫 발제는 송기민 경실련 정책위원이 맡았다.

송기민 정책위원은 "감정 회의는 상근인 감정 부장 중심으로 운영되고 절대적인 권한을 갖는다. 이들이 친분 있는 사람이나 의료인을 상근위원, 감정위원으로 임명한다"며 "반대 의견이 있음에도 이를 누락하거나 전원일치를 유도하기 위해 판단 근거와 이유 기재를 생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양현정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가 의료중재원 공정성, 투명성 촉구 환자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경실련
▲ 양현정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가 의료중재원 공정성, 투명성 촉구 환자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경실련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양현정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는 비상임감정위원의 내부 운영상황을 중심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양 이사는 "감정 부장과 의료 위원은 선후배 관계이고 한 다리 건너 제자인 경우가 많다"면서 "편파적인 감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당하고 공정하지 못한 회의에 대해 소비자 위원이나 법조 위원이 항의할 수 있는 중재원 내부 시스템, 제도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양 이사는 의료중재원 설립 이래 조직 기강에 대한 감사만 있었을 뿐 감정과 조정업무에 대한 대내외 기획 감사는 전무하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인 과실을 주장하는 의원은 감정부 구성이나 의원 위촉에서 배제된다고 지적하며 의원 구성 원칙과 프로세스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신현호 변호사가 의료중재원 공정성, 투명성 촉구 환자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경실련
▲ 신현호 변호사가 의료중재원 공정성, 투명성 촉구 환자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경실련

신현호 변호사는 상임 감정위원이 비상임감정위원들의 감정 소견을 취합해 감정서를 작성하는데,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소수의견을 기재토록 법이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은 소수의견 기재가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회의에서 감정 부장과 의료인 감정위원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는 경우가 많았듯이, 의사가 의사를 재판하는 구조 역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김재천 건강세상네트워크 상임활동가가 의료중재원 공정성, 투명성 촉구 환자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경실련
▲ 김재천 건강세상네트워크 상임활동가가 의료중재원 공정성, 투명성 촉구 환자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경실련

김재천 건강세상네트워크 상임활동가는 "보건복지부는 감정 과정 전수조사를 통해 불법·부당행위를 조사하고 관리·감독방안 마련해야 한다"며 "경찰은 의료과실 은폐·조작 사실을 철저히 수사하고 관련자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의료중재원의 문제가 좀 더 공론화되고 투명화할 수 있도록 논의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경실련은 이 문제에 지속해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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