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권 작가·사진설명 ⓒ 세이프타임즈
▲ 한상권 논설위원

우리생활 대부분의 시간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직장인이라면 아침에 출근하면 점심시간을 기다리고, 점심을 먹고 나면 퇴근시간을 기다리게 된다.

잠시 머물다 카드대금으로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내 월급통장은 허전함의 기다림이라고 해야 될까. 해가 지날수록 이러한 일상은 간단하고 만성이 되어 가는 듯하다.

언제부터 이렇게 지루하고 단순한 하루를 보내게 되었을까. 문제는 하루에 발생하는 사고의 고리가 단순할수록 매너리즘에 빠지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일상의 반복된 패턴에 익숙해질수록 생각은 소심해지고 시야는 좁아져, 결국 능률과 성과를 떨어트리기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일상은 오래전 일처럼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그리 멀지도 않다. 나라는 사람이 자기중심에서 조금씩 멀어지면서 반복되는 패턴이 지속되었던 것뿐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즐거움이고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걸까. 즐거움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았을 때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파악하는 게 선결과제가 될 수 있다.

자기 결정권을 확대하고 자신의 선택에 믿음을 가지는 게 중심이 되면 좋겠다. 사회의 시선과 타인의 평가에 의해서 선택한 생활양식은 자기 결정권을 타인에게 의탁하는 것과도 같기 때문이다.

하루에 한 시간 또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자신만을 위한 시간으로 만들고, 현재 익숙해져 있던 장소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방 안에 갇혀 지내면 지능이 떨어지고, 확 트인 자연을 바라보면 지능이 높아지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생각이 복잡한 시대에 살아가는 요즘이다. 각종 전자기기와 휴대폰은 우리가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조차도 다른 세계와 연결을 끊이지 않도록 하고 있다.

생각해야만 한다는 일종의 시스템적 압력을 이제는 줄여보길 바라지만 사실 쉽지는 않다.

잠시 휴대폰을 멀리하고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 5권을 사서 한 달 내내 읽어보거나, 지도를 펴놓고 그동안 가보지 못 한 지역을 찍어 나 혼자만의 여행을 다녀오는 건 어떨까. 이 밖에도 해볼 만한 건 사실 많이 있다.

서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나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생각은 정화된다. 그런 시간은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할 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쌓여 있던 내 생각의 먼지를 털어내 나를 가볍게 해줄 수 있다.

몇 년째 똑같은 목표가 있는지 한번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은 중요하다. 만약에 있다면 다음 해로 넘기든지 아니면 하나의 목표로 경량화하면 좋겠다.

중요한 건 하고 싶은 일의 양과 사이즈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나만의 시간에 꾸준히 하면서 달성할 수 있는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

이때 정체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동력이 확보되고 여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좋은 영향은 내 주변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계획에 매몰되어 추진동력인 열정을 놓치는 것보다 일단 하나를 시작하고 그 성취의 맛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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