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논문 "사망률 감소 도움 안되고, 효과 의문"
9개 RCTs 대상 6489명 메타분석해 온라인 공개
영국약리약회 "불확실이라고 말하는 것 합리적"

▲ 사진설명 ⓒ 세이프타임즈
▲ 관절염 치료제로 코로나19 중증환자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토실리주맙이 사망률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문이 공개됐다. ⓒ Monaldi archives for chest disease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되는 토실리주맙(Tocilizumab)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토실리주맙을 코로나19 중증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2차 감염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토심리주맙이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이를 부정하는 논문이 공개돼 주목된다.

27일 세이프타임즈가 인터넷 사이트 <Monaldi archives for chest disease>가 공개한 '코로나19에 토실리주맙의 이용: 무작위대조군연구들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Tocilizumab for COVID-19: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논문을 확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논문은 지난달 4일 게재됐다.

<Monaldi archives for chest disease>는 인터넷 발표를 전문으로 하는 사이트다. 종이저널이 접수부터 발표까지 수개월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명 사이트다.

이 논문은 '동료심사(peer review)'를 통과해 저널등재가 확정된 이후 저자의 승인을 받아 게재됐다. 동료심사를 통과했다는 것은 논문이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 감소에 토실리주맙의 효과를 추정하기 위해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시스테믹 리뷰와 메타분석 방식 연구는 관련된 문헌들을 체계적으로 고찰하고 데이터를 추출해 종합분석하는 방법으로 논란이 있는 주장에 가장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는 연구방식이다.

▲ 사진설명 ⓒ 세이프타임즈
▲ 관절염 치료제로 코로나19 중증환자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토실리주맙이 사망률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문이 공개됐다. ⓒ Monaldi archives for chest disease

논문은 토실리주맙이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망률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되레 2차 감염의 위험 증가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보고했다.

사망에 있어 중요한 원인은 과염증 상태이기 때문에 인터류킨(interleukin)-6 길항제인 토실리주맙(tocilizumab)은 여러 임상연구에 이용되고 있다. 토실리주맙은 염증을 감소시키는 면역 억제제로 코로나19를 비롯해 여러 질환의 염증 유발 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인터류킨-6(IL-6)을 억제한다.

연구진은 펍메드(PubMed)와 엠베이스(Embase) 데이터베이스를 체계적으로 검색,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에 토실리주맙을 이용한 무작위대조군연구(RCTs)를 추출, 전체적 합계 사망률 분석을 시행한 뒤 오즈비(OR)을 보고했다.

검색과 분석결과를 보면, 스테로이드 투여군 3358명 중에는 846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무작위로 대조군에 배정된 3131명 중에서는 943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랜덤효과 'OR=0.87, 95%CI 0.73~1.03, p=0.11'로 분석됐다.

OR은 '위험비'를 의미한다. A약을 투여했을 때 효과(위험)와 B약을 투여했을 때 효과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설명해 주는 척도다. OR이 1이면 효과가 같다는 의미다.

토실리주맙은 0.87로 사망위험이 낮게 나왔지만 95% 신뢰할 수 있는 수치가 0.73~1.03이다. 즉, 1을 포함해 '큰 차이가 없음'을 의미한다.

또 토실리주맙 투여군에서 중환자실(ICU) 입원 필요성은 낮게 나타났다. (OR=0.57, 95%CI: 0.37~0.89)

하지만 토실리주맙 투여군에서는 2차감염의 위험이 높았다. (OR=0.72, 95%CI:0.55~0.95, p=0.02).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에게 토실리주맙 이용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 감소와 관련되지 않으며, 오히려 2차 감염의 위험이 높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9개의 무작위대조군실험(RCTs)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으로 진행됐다. 포함된 환자는 6489명이었다.

이 같은 연구가 온라인 사이트에 먼저 발표되자 영국약리학회도 '동의'하는 의견을 냈다.  영국약리학회 저널(British Pharmacological Society Journals)은 최근 이 논문이 제기한 이슈에 코멘트를 했다.

저널은 "기존 데이터는 확인적이라기보다는 간접적이고 가설을 생성한다"며 "그러한 효과(사망률 감소 의미)의 존재와 정도에 대해 '매우 확실한' 것보다 적어도 '어느 정도 불확실한' 것이 더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메타분석에 사용된 데이터에 따르면 사망률 감소가 확실하다고 말할 수 없고 불확실하다고 말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 논문 직접 보기 https://monaldi-archives.org/index.php/macd/article/view/2136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31만9130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31만8087명, 해외 43명이었다. 이로써 코로나 확진후 사망자는 282명이 증가해 1만4899명을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52명이 늘어 1216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면서 토실리주맙에 대한 2차 감염위험이 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보건의료당국의 대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사진설명 ⓒ 세이프타임즈
▲ 식약처가 코로나19 중증환자용을 긴급사용승인한 JW중외제약 악템라주. ⓒ 중외제약

◇ 식약처 '확진자 급증' JW중외제약 악템라주 긴급사용 승인 


한편 식약처는 지난 1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치료제 공급 부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JW중외제약이 수입하는 '악템라주(토실리주맙)'를 2세 이상 중증 코로나19 환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긴급사용승인했다.

질병관리청의 신청에 따른 것으로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투여받고 있으며, 산소치료가 필요한 입원 환자가 대상이다.

식약처는 국외 사용 사례, 임상시험 논문 등 관련 자료, 감염내과 전문의 자문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 심의를 거쳐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국외에서도 악템라주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에 효과가 있어 긴급사용승인(미국), 또는 허가(유럽, 일본)를 받아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악템라주는 국내에서 이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허가받아 사용되고 있는 항체의약품이다.

악템라주는 로슈 그룹 산하 주가이제약이 개발한 정맥투여 주사제 방식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JW중외제약이 국내 개발과 독점 판매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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