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한연비(좌), 정진행(우)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한연비 교수(왼쪽), 정진행 교수. ⓒ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병리과 한연비·정진행 교수가 미국캐나다병리학회(USCAP)에서 최우수논문상(F. Stephen Vogel Award)을 수상했다고 22일 밝혔다.

학술상은 미국병리학회 공식학술지 'Modern Pathology'와 'Laboratory Investigation'에서 가장 우수한 논문을 발표한 전공의·전임의 중 한 명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한국인이 수상한 것은 국내 최초다.

학회에서 한연비 교수가 발표한 연구는 박사학위 취득 논문으로,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정진행 교수 지도 아래 비소세포암에서 폐포 내 종양세포 전파의 등급분류 시스템을 제안하고 해당 시스템의 유용성을 보여준 연구다.

폐포 내 종양세포 전파(STAS)는 폐암, 특히 폐 선암종에서 침윤 형태의 하나로, 2015년부터 폐암 WHO 분류에 새롭게 도입된 개념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STAS 정의와 임상적 중요성에 대해서는 활발한 논쟁이 있어왔다.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2008년부터 수술적으로 절제된 폐암 검체에서 STAS 유무에 대한 정보를 전향적으로 모아왔고, 2011년부터는 STAS의 유무뿐만 아니라 분포 정도를 종양 경계면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두 계층 시스템으로 분류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연구다.

전향적으로 수집된 2000명의 대규모 코호트를 통해 폐암 병기 IA기 비점액성 선암종에서 STAS 등급 II가 있는 경우 폐암 병기 IB군과 예후가 비슷하거나 불량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해당 그룹 내에서 STAS 등급 II는 분엽절제술(sublobar resection)을 받은 환자뿐만 아니라 폐엽 절제술을 받은 환자군에서도 독립적인 나쁜 예후인자임을 확인했다.

또한 간유리음영 조기폐암에서 부분절제술을 시행하였을 때 STAS가 있는 경우 재발율이 9배 이상 높다는 놀라운 결과를 밝혀냈다.

이를 통해 분엽 절제술 뿐 아니라 폐엽 절제술을 받은 폐 선암종 환자의 병리 보고서에도 STAS의 유무 및 등급을 표기하는 것이 필요하고, 나아가 등급 II의 STAS가 있는 조기 폐암 환자의 경우 수술 후 보조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환자 치료를 위한 정확한 병리학적 분석의 필요성을 제기해 연구 가치를 높게 인정받았다.

한연비 교수는 "병리과에서 전향적 데이터 수집을 통해 진행해 온 연구로 이렇게 의미 있는 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스럽다"며 "앞으로도 폐암 환자 치료를 위한 정확한 병리학적 분석 및 치료 기준을 마련하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다각적인 연구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진행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 단일 기관의 전향적 연구 데이터를 통해 STAS 등급II가 있는 환자의 경우 폐암의 병기를 T1에서 T2로 변경되어야 함을 제시한 중요한 논문"이라며 "STAS가 있는 경우 수술, 항암치료 등의 대상도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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