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립다는 말을 내게 건넨다
사지 위로 미끄러져가는
그의 바람이 이따끔씩 얼마나 추운지
여름밤의 나방은 꽃무늬를
뿌드득 날리며 잠을 쫓다가
들어설 수 없을만큼 빽빽한 겨울산에
차례로 부딪힌다
그리운 것은 항상 곁에 머문다
맨처음으로 그는 내게 속삭였다
언덕 저 골짜기 물이 흐르면
함께 가서 은어를 잡을 수 있겠니?
사람들은 하나 둘 그의 일상을 먹으며
존재하는 모든 것을 그린다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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