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구시 기초지자체 가입하지 않아
서울·부산·광주시 구민안전보험도 운영
지역차별 논란에 제도정비 지적 제기돼

▲ 시·군·구민안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지자체. ⓒ 김포시·양평군·당진시·인천시·대구시·군위군
▲ 지방자치단체 92%가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한 가운데 일부 지자체는 중복 가입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가입을 기피하고 있다.

시민들이 재난이나 대중교통 사고를 당했을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시민안전보험이다. 하지만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시민안전보험을 중복 가입하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방의회가 중복가입으로 인한 '예산낭비'를 지적하면서 폐지하거나 다른 보상책을 마련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18일 세이프타임즈가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무려 92%의 지자체가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안전보험을 도입하지 않고 있는 해당 지자체들은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과 대구지역은 광역지자체가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한 반면 각 구청은 '구민안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지역은 김포시와 양평군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었다. 김포시는 포괄적인 시민안전보험 대신 '자전거 보험'만 운영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다가 입는 상해에 대한 치료비만 지급한다.

김포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제도 도입을 재작년부터 검토했지만 가입 보험료 대비 실제 지급률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도입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행정안전부에서 지침이 내려와 이번달 안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효성 논란이 일면서 김포시가 제도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하던 자전거보험은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며 "자전거보험은 치료비 지급이 목적이라 시민안전보험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충남 당진시도 시민안전보험 대신 '특별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당진시는 2016년부터 3년간 보험료 3억1450만원을 지불, 시민안전보험을 운영했지만 시민에게 지급된 것은 1건 1000만원에 불과했다.

당진시는 시민안전보험을 폐지하고 '안전위로금'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안전위로금은 예산을 책정해 상해·사망사고를 당한 시민 가족에게 1000만원을 지급한다.

이 제도는 불필요한 보험료 지출을 없애고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직접 위로금을 지급해 오히려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진시 관계자는 "시민안전보험은 실효성이 떨어져 더이상 가입하지 않는다"며 "안전위로금은 지난해만 2건에 2000만원이 시민에게 지급됐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부산·광주시는 광역단체뿐만아니라 기초자치단체도 '구민안전보험'을 도입하고 있다. 구민안전보험은 시민안전보험과 보장항목이 겹쳐 중복보장으로 인한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천·대구시는 '구민안전보험' 가입을 추진하지 않았다. 이미 시민안전보험으로 인해 모든 시민들이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 미추홀구 관계자는 "인천시민안전보험을 통해 구민들이 혜택을 받고 있어 구민안전보험 운영은 예산낭비라고 판단된다"며 "구민안전보험을 운영하기보다는 시민안전보험을 홍보하는 것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민안전보험과 보장항목이 비슷해 구·군민안전보험은 필요하지 않다"며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가입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행안부는 각 지자체에 시민안전보험과 구민안전보험의 항목을 구분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경기 양평군과 경북 군위군 등은 일부 지자체 내부 사정으로 인해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양평군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을 전담하느라 군민안전보험은 후순위였다"며 "올해 안에 도입할 에정"이라고 말했다.

경북 군위군 관계자는 "대구시 편입여부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라며 "편입이 안된다면 군민안전보험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민안전보험이 곤경에 처한 국민을 지원하는 좋은 제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실효성 논란과 막대한 보험료로 인한 예산낭비 지적과 홍보 부족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거주지마다 다른 보장기준과 보험금이 달라 또다른 '지역차별'을 낳을 수도 있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시민안전보험의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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