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형금 세이프타임즈 논설위원
▲ 전형금 세이프타임즈 논설위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22일 전주 전북대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무엇인지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그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며 극빈층을 비하했다.

윤 후보에게 있어 이런 막말이 한두 번이 아니기에 그 말의 진의를 두고 논하지는 않겠다. 그런 논의는 막말 후 여러 매체에서 다루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궁금한 것은 윤 후보의 막말을 들은 전북대생들의 반응이다.

원래 이 막말에 대한 전북대생의 질문은 "99개가 달라도 정권 교체라는 하나의 뜻만 같으면 같이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자유주의 정당이 차별금지법과 N번방방지법 등 자유를 침해하는 사람과도 할 수 있다는 것인가"였다.

대답은 동문서답에다가 특정 계층에 대한 비하발언이었다. 소위 젊은이고 지성을 갖췄다고 자부하는 대학생이라면 이 막말을 듣는 순간 즉각적 보충질문과 비판이 나왔어야 한다.

윤 후보가 자신의 말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오해라는 기자회견과 국민의힘 전북도당까지 나서는 걸 보니 미팅 자리에서는 어떤 문제제기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들에 대한 실망이다.

그 자리에 있었던 수십명의 내로라하는 열린 대학생들이 윤 후보의 막말을 들으면서 누구 하나 손들고 "무슨 말이냐"고 되묻지 않았고 "사과하라"고 이의제기도 하지 않았음을 볼 때, 그들은 왜 그 자리를 메우고 있었는지 의문이다.

지금 대학의 바로미터가 이 장면이 아닌가 싶다.

대학과 대학생들은 대학의 순위가 몇 위인지, 취업률이 어떤지에만 관심이 있다. 대학이 지성의 전당이 아니라 취업의 전당이 된 것이다.

취업에만 몰두하다 보니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의식이 사라진 지 오래다.

더욱이 대통령 후보와의 토론 자리에 참여했다는 대학생이라면 그나마 평소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있었던 학생들이었을 텐데 그들마저 논점이 무엇인지 말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곧바로 간파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하물며 대학 4년 내내 취업공부에만 몰두한 학생들은 어떠할 것인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당장의 취업만이 아닌 사회 일원으로서의 자신들의 위치와 역할도 찾는 깨시민으로 다시 서길 바란다. 우리가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역사적 인물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자신만을 위해 살지 않고 천대받고 굶주린 이웃들을 위해 살았다는 것이다.

지난 격동의 20세기에 한국 민주주의 건설에 앞장섰던 선배 대학생들의 삶을 되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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