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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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25일 네트워크 장애를 촉발한 것은 단 한 단어의 명령어 누락에 불과했지만, 후폭풍은 즉각적이고 치명적이었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사고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고가 벌어진 때 작업자는 라우터(네트워크 경로설정 장비)의 프로토콜 명령어를 마무리하면서 'exit' 명령어를 빠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1, 2차에 걸친 사전검증 단계에서 이런 명령어 설정의 오류가 걸러졌어야 마땅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사람이 직접 검토하는 방식으로는 간과하기 쉬운 외마디 표현의 오류를 걸러내지 못한 것이다.

잘못된 명령어를 입력받은 부산의 라우터는 이를 서울 혜화와 구로의 라우터로 전송했다.

문제는 이들 서울 지역 라우터가 전국 모든 지역의 라우터와 연결돼 있었던 것이다.

KT가 잘못된 명령어를 걸러낼 안전장치를 두지 않은 것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서울 지역 라우터들은 전국 모든 지역의 라우터로 잘못된 정보를 전파했고, 결과는 전국적인 네트워크 장애였다.

최초 명령어 입력 오류부터 이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0초가 안 됐다.

오전 11시 16분 서울 혜화의 1차 DNS(도메인 네임 시스템) 서버 트래픽은 평소의 22배 이상, 혜화의 2차 DNS 서버 트래픽은 4배 이상, 부산 DNS는 3.7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KT는 오류를 인지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완전 복구까지는 89분이 걸렸고, 그동안 3천만명(유·무선 중복 포함)이 넘는 가입자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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