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당
▲ 녹색당

참담한 일이 또 벌어졌다. 지난 10월 15일 오전, 한국남동발전 삼천포발전본부에서 한 노동자가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고인은 지난 2015년부터 삼천포발전본부의 경상정비 전기팀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해 왔다. 고인이 일하던 한국남동발전 삼천포발전본부 6호기는 2028년 폐쇄되어 LNG발전소로 전환될 예정이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전환 대책은 사실상 전무했다.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는 고인의 죽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인을 비롯한 삼천포 발전소의 비정규 노동자들이 3개월 쪼개기 계약으로 최저임금 수준에서 고용을 유지해 온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현실에서 아내와 어린 딸을 둔 고인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었지만, 일과 공부를 동시에 해낸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발전소 폐쇄를 대비한 고용보장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고인은 극단적 선택을 하였다.

지난 10월 8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2030 탄소감축목표를 발표했고 18일 전체회의를 통해 이 내용을 확정 공표하였다. 

요컨대 2018년 대비 40%를 감축하겠다는 내용이다. 수많은 비판의 목소리가 이미 나왔듯이 이 40% 감축 상향안 자체가 문제가 많다. 특히 탄소중립위는 탄소배출의 주범인 산업계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 왔고 이번 안에서도 그런 모습이 반복되었다.

2018년 배출된 온실가스 중 절반 이상이 '전환'(발전) 부문과 '산업' 부문에서 나왔다. 그런데 석탄화력 발전소의 폐기가 핵심인 전환 부문의 감축량은 2018년 대비 44.4%인 반면에, 철강·조선·자동차와 같이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계의 감축량은 2018년 대비 14.5%에 그치고 있다. 재계의 반발을 우려해서 산업계의 탄소배출 감축량을 최소치에 국한시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고용불안의 낭떠러지에 선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극적 죽음이 벌어진 것이다.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이 비극은 앞으로 계속 일어날 수 있다. 지금은 석탄발전소지만, 5년 후 10년 후에는 자동차, 시멘트 제조 회사에서 이런 극단적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산업체제 전환의 과정에서 그 이해당사자인 노동자·농민·지역민은 반드시 의사결정구조에 참여하여 공동결정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에 명시된 '정의로운 전환'을 말로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할 것이다.

10월 20일 민주노총은 '불평등체제 타파와 한국사회 대전환'을 내걸고 총파업을 진행할 것이다. 녹색당은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지지하며 힘껏 연대할 것이다. 

녹색당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탄소배출제로를 앞당길 수 있도록 촉구함과 동시에, 그 전환의 과정에서 노동자·농민·지역민 등이 소외·배제되지 않고 전환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함께 싸워 나갈 것이다.

마음깊이 고인의 명복을 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녹색당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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