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로 간 'SNL'과 '사랑과 전쟁', 미끼일까 알짜 될까
OTT로 간 'SNL'과 '사랑과 전쟁', 미끼일까 알짜 될까
  • 연합뉴스
  • 승인 2021.10.02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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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L 코리아 ⓒ 쿠팡플레이
▲ SNL 코리아 ⓒ 쿠팡플레이

기성 방송사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았지만 여러 이유로 폐지된 작품들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등에 업고 부활하고 있다.

tvN에서 7년 가까이 선보였던 코미디 쇼 'SNL 코리아'는 4년 만에 쿠팡플레이에서 선보이고 있으며, KBS에서 13년가량 방송했던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은 7년 만에 카카오TV로 돌아올 예정이다.

'SNL 코리아'는 7년가량 방송하면서 부침을 많이 겪은 콘텐츠다.

초반 미국처럼 생방송 포맷을 채택했지만 연이은 방송사고에 녹화 버전으로 바뀌었고, 콘텐츠의 핵심인 정치 풍자도 정권의 흥망성쇠에 따라 하다 말다 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신동엽이 '하드 캐리'를 하기는 했지만 성인용 코미디 역시 국내에서는 안방극장에 자리 잡기 어려운 환경도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시즌9에서 '미운 우리 프로듀스 101'을 통해 정치 풍자의 칼날을 다시 가는 듯했지만 2017년 7월 해당 코너도 중단됐다. 결국 시즌 9 마지막화에서 여의도 텔레토비 특집과 박 전 대통령 등 분장을 이벤트성으로 선보이며 완전히 정치 풍자의 끝을 고했다.

어렵게 쿠팡플레이로 돌아온 'SNL 코리아'는 화려한 라인업과 스케일이 단연 돋보인다. 초반부터 배우 이병헌, 하지원, 조정석, 가수 제시, 아이돌 그룹 NCT 127을 호스트로 내세우며 막강한 제작비 조달 여력 등을 과시하고 있다.

'위켄드 업데이트' 등 세부 코너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문제와 재난지원금 지급, 기본소득 문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을 언급하면서 정치 풍자도 다시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 NEW 사랑과 전쟁 ⓒ 두레아트플랜
▲ NEW 사랑과 전쟁 ⓒ 두레아트플랜

 '막장극'의 원조 격으로 불리는 '사랑과 전쟁'은 편견과는 달리 실화를 디테일하게 재연하고, 배우들도 현실감을 살린 연기를 보여주면서 오랜 기간 사랑받았지만 매번 공영방송에서 지속하기에는 어려운 콘텐츠라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에피소드는 무궁무진하고, 시대와 트렌드 변화에 따라 소재도 자연스럽게 업그레이드된다는 점에서 제작자 입장에서는 포기하기 아까운 콘텐츠이기도 했다. 또 지금도 유튜브에서 다시 보기가 인기인 데다, 방영 당시 아시아 국가에 수출되기도 할 만큼 탄탄한 팬덤을 자랑한다.

결국 '사랑과 전쟁'은 OTT 후발주자인 카카오TV에서 다시 보게 됐다. 후발 주자들은 오리지널 콘텐츠 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데다, 과감하고 돋보이는 소재와 장르의 작품으로 구독자의 눈을 붙들어야 하는 만큼 합리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방송가에서는 기성 방송사의 구작이 OTT에서 부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는 분위기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2일 "콘텐츠 자체가 방송사 소유가 아니라면 그것을 다시 만들어 다른 플랫폼에 트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충성도가 있는 콘텐츠라면 그걸 되살려 다른 플랫폼에 어울리게 이어가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고, 성공 가능성도 나쁘지 않다"며 "OTT 입장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보다 인지도가 있는 구작을 되살리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특정 작품이 폐지된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OTT들이 구작들을 부활시킨 것이 미끼 상품에 그칠지 아니면 장수해서 알짜 상품으로 남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SNL 코리아'의 경우 정부에서 프로그램에 엄청난 압력을 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더 자유로운 플랫폼에서 정치 풍자를 하기에 좋을 수는 있다. 다만 그 (막대한) 제작비와 플랫폼 영향력 확대가 어느 정도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어 "'사랑과 전쟁'은 공영방송의 품격 문제로 폐지된 셈인데, OTT 후발주자들은 시선을 끌어야 해서 '막장 마니아'를 공략한 것"이라며 "폐지된 프로그램들에는 이유가 있는데 완전히 민간 영역으로 들어와 모니터링 장치 없이 이어가는 것이 우리에게 이득이 될지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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