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륭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 ⓒ 인천성모병원
▲ 허륭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 ⓒ 인천성모병원

우리가 앉거나 서서 생활을 하고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의지대로 움직여주는 근육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흔치 않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이 감기거나 목이 마음대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이때 대부분은 안과나 재활의학과를 찾아 진료를 받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그대로 지켜보거나 방치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우리 신경계의 문제로 발생하는 '근긴장이상증'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근긴장이상증은 근육의 수축과 긴장의 정도를 조율하는 중추신경계의 이상으로 근육이 과도하게 강직되면서 몸이 뒤틀리고 돌아가는 운동장애 질환이다.

29일 허륭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운동 근육의 세밀한 기능을 제어하고 조절하는 뇌 기저핵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긴장이상증은 우리 몸에 있는 근육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형태는 목 근육의 경련으로 머리가 한쪽으로 돌아가는 '사경증'이다. 머리 뒤틀림, 경련, 떨림, 경부 통증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증상은 처음에는 간헐적으로 경미하게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고 그 범위가 점점 넓어진다. 뒤틀린 자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소화질환과 척추측만증 등 여러 합병증도 유발할 수 있다.

허륭 교수는 "신체 일부가 한쪽으로 뒤틀린 자신의 모습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거나 아예 사회생활 자체를 회피하는 경우가 있고 대인기피증,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약물치료 효과는 30%로 알려진다. 보톡스 주사는 근육신경을 차단해 증상을 완화하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지속되긴 하지만 항체가 생기면 지속 기간이나 효과가 점점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가장 확실한 치료법인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은 초소형 의료기기를 뇌에 삽입해 담창구 내핵에 전기자극을 주는 방법이다.

신경을 잘라내거나 뇌세포를 파괴하지 않는 보존적 치료로 모든 근긴장이상증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 완치율은 95% 이다.

수술 후 전기자극발생장치를 작동시키면 뇌에 심어둔 전극에 전기자극이 시작되고 서서히 이상운동 증상이 사라지면서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된다.

전기자극발생장치에 내장된 배터리 수명은 7~8년 정도, 교체 수술은 1시간 이내다. 장치에 문제가 생기거나 더 발전한 치료 방법이 나왔을 땐 이식했던 기기를 제거하면 된다.

허륭 교수는 "근긴장이상증을 잘 몰라 스스로 장애로 단정 짓고 일상에서 고통받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환자들이 있는데 절대 그럴 필요 없다"며 "근긴장이상증은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두려움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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